말기 암 환자들이 5000원이면 자택에서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다음달 2일부터 서울성모병원 등 전국 병·의원 17곳에서 ‘말기 암 가정 호스피스·완화의료’ 시범사업을 실시한다고 14일 밝혔다.
말기 암 환자나 가족이 해당 병·의원에 전화로 의뢰하면 의료진은 사흘 내에 자택을 방문해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돌봄 계획을 세운다. 이후 의사와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으로 구성된 호스피스팀이 최소 주 1회 환자의 자택을 방문해 호스피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간호사의 간호 및 처치, 의사의 진료 및 처방, 사회복지사의 가족교육 및 상담, 의료장비 대여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서비스 이용료는 간호사가 혼자 방문하면 최저 10만170원, 의사와 사회복지사가 함께 가면 최고 25만8990원이다. 환자에게는 암 치료비 본인 부담률(5%)이 적용돼 적게는 5000원, 많게는 1만3000원만 내면 된다.
이번 시범사업은 지난해 12월 ‘웰다잉법’(호스피스 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이 통과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환자단체를 중심으로 “말기 암 환자 대다수가 병실이 아닌 집에서 임종을 맞고 싶어한다”는 여론이 거셌지만 그간 가정 호스피스 체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고 정부 지원도 없었다.
정부는 시범사업을 1년간 시행한 뒤, 웰다잉법 내용 중 호스피스 완화의료 부분이 본격 시행되는 2017년 8월 이전에 연계 의료기관을 늘릴 방침이다. 현재는 이용 대상이 말기 암 환자로 제한돼있지만 에이즈, 만성간경화, 만성폐쇄성호흡기질환 환자 등으로도 확대할 예정이다. 호스피스병동이 아닌 일반병동에 입원 중인 환자가 호스피스팀의 방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자문형 호스피스’ 제도도 추진한다.
다만 가정 호스피스 대상을 확대하려면 전문 인력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많다. 복지부는 가정 호스피스 의료진이 혼자서 환자의 가정을 방문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해 방문 간호사의 자격을 △전문기관에서 2년 이상 근무했거나 △호스피스·가정 전문 간호사 자격을 갖춘 인력으로 제한했지만 현재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형편이다. 2014년엔 지방의 한 의료원이 법정 간호 인력(암 환자 2명당 1명)을 확보하지 못해 호스피스병동 운영을 중단하기도 했다.
가정 호스피스 이용 정보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www.hira.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