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전담교사, 학부모 항의 등 정신적 고통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5일 03시 00분


[‘업무 스트레스로 자살’ 산재인정 판결]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학교폭력 문제를 처리하다 스트레스를 받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중학교 교사 A 씨(사망 당시 47세)의 부인이 “보상금을 달라”며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파기 환송했다고 14일 밝혔다.

경기 오산시의 한 중학교 학생생활인권부장이던 A 씨는 2012년 9월 학생관리 소홀과 징계 수위를 탓하는 학부모들의 항의 등으로 받은 압박감을 이기지 못하고 화장실에서 목을 맸다. 그는 특히 같은 달 2학년 학생 12명이 1학년생 13명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은 사건에 대한 학교폭력전담기구 회의에서 가해 학생 전원에 대해 강제 전학 조치를 내리자 가족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1, 2심은 “(A 씨의 자살은) 사회 평균인으로서 도저히 감수할 수 없을 정도의 업무상 스트레스와 그에 따른 우울증에 기인한 것으로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스승으로서 가해 학생이나 피해 학생들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정신적 자괴감에 빠지고, 학교폭력 관련 위원회에 참가한 일부 위원의 자격에 관한 분쟁까지 발생해 극심한 스트레스와 정신적 고통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유가족의 손을 들어줬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산재#학교폭력#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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