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기회 많은 강남, 학력수준도 높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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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고도 강남 강세 원인은
강북고교 “특목-자사고, 상위권 싹쓸이… 서울대 원서 쓸수 있는 인재 드물어”

일반고 역시 강남의 압승이었다. 반대로 강북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수목적고나 자율형사립고도 아닌 일반고 사이에서 왜 이런 격차가 나타났을까. 서울대는 일단 지원자 규모부터 격차가 크다고 지적했다.

권오현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장은 “서울지역 일반고에서 지원하는 학생과 합격자 수를 매년 관찰하고 있다”며 “강남 우세 현상이 심해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권 본부장에 따르면 강남과 강북을 나눠 ‘지원자 대비 합격자 비율’을 살펴보면 오히려 강남 지역 합격률이 더 낮다. 권 본부장은 “전반적으로 강남 학생들의 학력 수준이 높고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오히려 합격률은 낮은 편”이라며 “하지만 강남 지역 지원자가 워낙 많기 때문에 합격자도 강북보다 훨씬 많다”고 말했다. 권 본부장은 지역에 따른 경제력 격차도 한 원인으로 꼽았다. 권 본부장은 “같은 일반고 학생이라도 강남 학생들은 전반적으로 가정환경도 부유하고 사교육도 많이 받아 성적 차로 이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강북 지역의 고교 현장에서는 자사고에 대한 비판이 터져 나왔다.

2007학년도만 해도 한 해 10명 넘는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했던 A 일반고는 2016학년도 입시에서 단 1명의 합격자를 내는 데 그쳤다. 이 학교 교장은 “자사고가 없을 때는 특목고에 지원했다가 떨어진 학생들이 일반고에 진학해 명문대를 가곤 했다”며 “자사고가 생긴 뒤 상위권 학생들을 다 쓸어 갔다”고 말했다. 또 “지금 강북 지역 일반고에는 서울대에 원서를 써 주고 싶어도 쓸 만한 점수를 갖춘 학생이 드물다”고 말했다.

일반고의 학력 수준을 높이고 서울대 합격자를 늘려야 한다는 쪽에서는 고입 제도와 대입 정책을 전면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권 본부장은 “일반고 양극화는 부의 대물림과 연결된 사회 복합적인 문제”라며 “특목고, 자사고가 우수 학생을 독점하는 고입 제도를 바꾸는 등의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근표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은 “일반고 학생들이 수시모집을 통해 좋은 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지원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양극화는 돌이키기 어려운 흐름인 만큼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는 ‘현실론’도 나온다. 서울의 B 일반고 교장은 “강북 지역의 많은 일반고는 주변 지역 경제가 침체되며 학생들의 가정환경이 열악해지고 다시 신입생 학력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는 입시 정책을 바꾼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명문대 입시에 매달리기보다는 차라리 일반고의 직업교육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실용 인재를 배출하는 편이 현실적”이라며 “학력 차별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해소하는 것이 장기적인 과제”이라고 말했다.

이은택 nabi@donga.com·최예나 기자
#강남#사교육#학력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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