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는 주권이 미치는 영역을 갖는다. 여기에는 영공, 영해, 영토가 포함된다. 공항과 항만 그리고 국경검문소 같은 기간시설은 곧 나라의 출입문이다. 특히 항공운송이 일반화되면서 편리한 이용 못지않게 안전이 중요해졌다. 항공운송은 운송수단 중 가장 안전한 것으로 분류하지만, 일단 사고가 나면 대형사고를 면치 못한다. 최근 인천국제공항에서 안전사고가 잇달았다. 유사 폭발물 설치, 중국인 남녀와 베트남인이 국내로 잠입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공항의 보안과 안전에 대한 허술한 관리를 틈타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는 어떻게 보면 남의 집에 침입한 외부인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사실 면세점이 들어서 있는 지역은 치외법권적 구역이어서 국내의 치안이 미치지 못하는 제3지대다. 하지만 공항의 출입국 검색대를 통과해 항공기를 탑승하게 될 때, 또는 이곳에서 빠져나와 국내의 영토를 밟게 될 때는 분명 출입국검사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현장이다.
세계적으로 공항의 보안검색이 철저한 곳은 아마도 이스라엘의 벤구리온 공항일 것이다. 공항 전체가 ‘안전과 보안이 곧 공항의 전 기능’이라는 메지시를 던지듯 단계마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완벽한 검사를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어느 여성 검사관은 영어는 물론이고 한국어도 하고 있었다. 히브리대에서 각국의 언어를 공부해 알고 있다고 했다.
한국 공항의 검색 시스템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들여다볼 때가 됐다. 신속한 공항절차를 강조하는 가운데, 혹시 안전에 대한 절차와 감시가 소홀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야 한다. 우선 외국에 비해 현장의 검사 인력이 많이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핀란드 헬싱키 공항의 경우, 북유럽의 작은 공항이지만 노선은 다양하게 구축되어 있다. 환승객들은 우선 감시 인력의 수에 놀라게 된다.
최근의 사태를 통해, 보안업무와 관련된 각 부처의 분산된 업무영역을 일원화해 일사불란한 안전의식을 공항 스스로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행정적 관리차원의 업무가 긴밀하고 일괄적으로 이루어진다 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도 현장 요원의 세련되고 기술적인 보안검색이다. 철저한 훈련과 안전의식 강화가 공항의 안전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중요한 방안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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