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손잡고 다니며 공부하니까 다들 부러워하더군요. 함께 MT를 가고 봉사활동도 하면서 노년에 캠퍼스 낭만을 맘껏 즐겼습니다.”
동강대 사회복지과 2학년인 김철(69), 조경희 씨(66) 부부. 2014년에 입학한 부부는 24일 졸업식에서 나란히 학사모를 쓴다.
11년 전 KT에서 정년퇴직한 김 씨는 봉사활동을 하며 본격적으로 사회복지를 공부하고 싶은 마음에 아내와 함께 대학에 입학했다. 부부는 낮에 외손주 3명을 돌보고 매주 월∼금요일 오후 6시부터 야간수업을 들었다.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오후 11시가 다 됐다. “2년간 고3 수험생 같은 시간을 보냈어요. 중간고사나 기말고사를 볼 때는 밤을 새우기도 했지요. 힘든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책상에 마주 앉아 공부하는 게 너무 좋았어요.”
김 씨는 가장 보람된 일로 부부가 2년간 한 번도 결석하지 않은 일을 꼽았다. 그는 “살림하면서 손주를 돌보고 수업까지 들은 1인 3역의 아내가 무척이나 대견스럽다”면서 “아내가 나보다 학구열이 더 높았던지 학점이 조금 높다”며 웃었다.
조 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45년 만에 대학 생활을 해보니 처음에는 적응이 안 돼 무척 힘들었다”면서 “남편이 옆에서 챙겨주고 격려해줘서 졸업장까지 받게 됐다”고 말했다.
부부는 대학을 다니면서 사회복지사(2급), 청소년지도사(3급), 요양보호사(1급) 등 3개의 자격증을 땄다. 요양보호사는 방학 기간에 학원을 다니면서 준비했다. 같은 시간에, 같은 공간에서 공부하다 보니 금실이 더 좋아졌다는 부부는 졸업 이후에도 꿈이 많다. 김 씨는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을 따서 사회복지 관련 기관에서 일하고 싶다는 작은 소망을 갖고 있다. 조 씨는 다음 달 4년제 대학에 편입해 공부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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