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대구 신병훈련장에서 교관(육군 중사) 1명 사망 등 총 3명의 사상자를 낸 수류탄 폭발 사고와 관련해 군이 생산연도 및 생산라인이 같은 수류탄을 전수 조사하는 과정에서도 4발이 ‘이상 폭발’을 일으켰다.
16일 국방부에 따르면 군은 지난해 10월부터 수류탄 완제품과 신관(폭발 지연제와 폭약이 들어 있는 장치) 등 총 5만4000여 발에 대한 기술시험을 실시했다. 군이 15일까지 3만4000여 발에 대한 조사를 끝낸 가운데 벌어진 일이어서 추가로 이상 폭발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1, 2차 폭발은 지난해 11월과 지난달 발생했지만 당시 현장에 초고속 카메라가 없어 세부 상황은 포착하지 못했다. 군은 뒤늦게 초고속 카메라를 설치해 3, 4차 폭발 장면을 잡아냈다. 3, 4차 폭발은 각각 5일과 15일 발생했는데 안전핀을 다 뽑기도 전에 수류탄이 폭발했다는 것. 군 관계자는 “네 번의 이상 폭발 모두 지연제가 상당량 남아 있는 상태에서 폭약만 터졌다”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상적으론 폭발을 4∼5초가량 지연시키는 지연제가 다 연소된 뒤에야 폭약이 터진다.
시험 장비를 무리하게 가동하다가 과다한 열과 전류가 발생해 폭발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장비 하나로 통상 하루 100발가량의 수류탄을 시험하지만 이번 전수조사에서는 하루 1000발 이상을 시험했다. 군은 4월 말까지 조사를 모두 끝낼 방침이다. 원인이 분석될 때까지 신병 훈련은 연습용 수류탄으로만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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