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도시락(벤토)의 나라로 불린다. 여행을 하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도시락을 만나기도 한다. 예쁘게 꾸미기도 잘해서 젓가락을 대기가 미안할 정도다. 그래서 눈으로 먼저 먹고 입으로 먹는다는 말이 있는 모양이다. 일본 편의점에서는 한국 돈 1만 원 정도면 푸짐하고도 다채로운 도시락을 고를 수 있다. 2000∼3000원대 도시락도 많다. 모양과 맛도 그렇지만 믿음도 가서 삼각김밥만으로 성찬을 즐길 수도 있다.
▷국내에서도 편의점 삼각김밥은 없어서는 안 될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돌아서면 배고프다는 중고교생들의 단골 메뉴로 학원가 편의점에서 특히 잘 팔린다. 중국에도 편의점에 가면 도시락과 삼각김밥이 꽤 진열돼 있다. 입맛을 잃은 관광객들이 반가운 마음에 편의점 삼각김밥을 선택할 때도 있다. 삼각김밥은 중국이나 한국이나 우리 돈 2000∼3000원이면 충분하다.
▷대학진학 설명회에서 “성적이 좋지 않으면 괜찮은 외식조리학과를 못 간다”며 “수준이 떨어지는 조리학과를 나오면 ‘천국’밖에 갈 곳이 없다”고 말한 강사가 있었다. 천국이라니? 고개를 갸웃하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 강사는 말했다. “김밥천국요.” 조크로 한 말이겠지만 김밥처럼 값에 비해 맛과 영양에 손색이 없는 간편식도 드물다. 보통 한 줄에 1500원부터 시작하는 김밥집을 너무나 좋아하는 한 외국인은 “햄버거같이 세계인의 패스트푸드가 될 수 있다”고 할 정도다. 1000원 김밥 전문점을 운영한 업주가 “원가는 400원”이라고 공개한 것을 보면 상인에게도 효자상품인 모양이다.
▷설 연휴 한국을 찾았던 20대 중국인이 서울 동대문 노점에서 김밥 한 줄을 1만 원에 샀다며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고발했다. 노점 주인이 중국인이라고 바가지를 씌웠다는 것이다. 기껏해야 2000∼3000원 정도 할 김밥을 1만 원에 팔았으니 주인은 한몫 잡았다고 좋아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런 바가지 상술이 쌓이면 중국인 관광객(遊客·유커)들이 한국 이미지를 좋게 가질 리 없다. 김밥 상인들도 자존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