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타히티 지수 ‘성 스폰서 수사’ 사실상 미제로…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7일 20시 17분


걸그룹 타히티 멤버 지수(본명 신지수·22)에게 ‘성(性) 스폰서’를 제안한 사람을 추적해 온 경찰 수사가 페이스북의 비협조 때문에 사실상 미제로 종결될 전망이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페이스북 미국 본사로부터 지수에게 스폰서를 제안한 이의 계정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17일 밝혔다.

지수는 지난달 1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한 타임 당 수백만 원’을 주겠다고 제안하는 DM(일대일 쪽지)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지수의 소속사는 지난달 13일 서초경찰서에 범인을 찾아달라며 고소장을 제출했고 경찰은 해당 계정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페이스북 본사에 협조 요청을 보낸 바 있다.

페이스북은 이에 대해 “대상자가 귀 기관 국가의 관할권 밖에 있다”며 요청을 거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요청 대상자의 IP주소(인터넷주소)가 한국이면 협조할 수 있지만 제3국이어서 내부 지침 상 어떤 정보도 제공할 수 없다’는 페이스북의 회신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또 “DM을 보낸 사람이 누구인지를 파악하는 게 핵심인데 페이스북이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한 피의자 특정이 어려워 사건을 미제 처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국외에 본사를 둔 SNS 서비스를 이용한 범죄가 더욱 기승을 부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SNS는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아 문제가 되는 계정 사용자의 개인정보 파악이 가능하지만 해외의 경우 해당 서비스업체의 비협조로 사실상 수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국외 서비스에는 국내법이 적용되지 않아 강제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며 “국제 공조를 발전시켜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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