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중등교사 임용시험 최종 합격자가 2일 발표된 이후 채점 기준을 두고 수험생들의 불만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수험생들은 서술형 및 논술형으로 치러진 1차 필기시험이 객관성을 확보하지 못한 ‘깜깜이’ 시험이라고 주장한다. 기존의 객관식 시험이 교사의 전문성을 평가하는 데 부적합하다는 지적에 따라 2014년부터 현행 서술형 시험이 도입됐다. 하지만 수험생들은 “채점자(현역 교사)로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당락이 결정된다”며 채점 기준과 모범답안 공개를 요구하고 있고 온라인 서명까지 진행 중이다.
수험생들의 반발이 거센 이유는 0.01점으로도 합격 여부가 결정될 만큼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17개 시도에서 총 5282명을 뽑았는데 국어와 영어 등 인기 과목의 경우 경쟁률이 25 대 1에 달한다. 서울 지역 국어과목엔 57명 모집에 1410명이 지원해 24.74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그러나 서술형 시험이 도입되면서 떨어져도 무엇 때문에 점수가 낮은지 전혀 알 수 없다는 것이 수험생들의 주장이다.
수험생들은 2차 수업 실연 평가도 “면접관의 주관이 큰 영향을 미쳐 불안하다”고 말한다. 40분 동안 치러지는 수업 실연은 실제 수업을 하는 것처럼 면접관 앞에서 평가받는 것이다. 실제로 충남도교육청에서 주관한 국어과목의 경우 고사장별로 합격률 차이가 컸다. 일반전형으로 총 20명을 최종 합격시켰는데 제1고사장의 합격률은 50%도 안 됐다. 반면 제2고사장은 100% 합격(11명)해 교육청은 1고사장 수험생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김선주(가명·25) 씨는 “아무래도 점수를 후하게 주는 면접관들이 있는 곳이 유리하지 않겠느냐”며 수긍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충남도교육청은 “한 명씩 평가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물리적으로 같은 면접관들이 전체 수험생을 볼 수 없다”며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1, 2고사장 면접관 10명에게 사전에 평가 교육을 했다”고 설명했다. 고사장별로 면접관 5명씩 들어가 점수를 주기 때문에 특정 면접관이 점수를 후하거나 짜게 준 것이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수험생들은 1차 시험 성적을 1차 합격 발표일에 알려주지 않고 한 달 뒤인 최종 합격자 발표 후 가르쳐 주는 점, 점수에 불복해 자신이 쓴 답안지를 확인할 때 필기를 못하고 ‘눈으로만’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점 역시 대표적인 ‘깜깜이’ 사례라고 지적한다. 정여진(가명·26) 씨는 “이의 제기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려고 비공개 주의를 고수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행정고시 사법시험 등 다른 서술형 시험도 모범답안을 공개하지 않는다”며 “만약 모두 공개할 경우 타당성 논란과 심사로, 정해진 선발 일정 안에 시험을 진행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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