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핵심 사업인 ‘오디세이학교’가 올해 정식으로 시작하자마자 표류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 시범 운영할 때(40명)보다 많은 90명을 모집했지만 지원자가 모자라 미달 사태를 빚었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이달 12일까지 추가 학생 24명을 모집했지만 또 8명이 미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디세이학교는 고교 1학년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자유학년제 운영 학교다. 올해 정부가 중학교 전체에 시행 중인 자유학기제를 고교에 적용한 것. 조 교육감은 “중학교를 졸업하고 성장 전환기를 맞은 학생들에게 입시 경쟁과 교과 지식 중심의 교육과정에서 벗어나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며 지난해 5월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고1 학생 중 희망자는 1년간 학력이수 과정으로 오디세이학교에 소속된다. 종로산업정보학교를 포함해 총 3곳으로 나뉘어 수업을 듣는다. 모든 수업 일정을 학생이 스스로 정하는 게 특징이다. 교육활동의 중점 방향은 △프로젝트 활동 △시민성 함양 △진로체험이다. 2학년부터는 다시 원래 소속 학교로 돌아간다.
지난해에는 70여 명이 지원해 면접 뒤 추첨을 통해 최종 합격자 40명을 선발했다. 하지만 올해는 지원자가 정원에도 미치지 못해 면접 뒤 추첨을 거칠 수도 없었다. 시교육청은 일단 학생이 모자란 상태로 3월에 문을 열고 학기가 시작된 뒤 추가로 들어오길 희망하는 학생이 있으면 받을 계획이다.
교육계에서는 오디세이학교가 취지는 좋지만 입시가 강조되는 현실에 잘 맞지 않고 1년 후 다시 원래 학교로 복귀한 뒤의 적응 문제 때문에 학생과 학부모가 꺼리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지난해 학생 40명 중 5명은 중간에 원래 학교로 돌아갔다. 이들은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교육과정이 다르다”며 중간에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곽노현 전 교육감의 핵심 사업이었던 혁신학교도 고교는 전체 대상 학교 중 가장 적은 수다. 역시 입시가 강조되는 고교 특성상 학생과 학부모의 호응이 떨어진다는 이유다. 고교는 현재 11곳이 지정돼 초교(76곳), 중학교(32곳)보다 적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고교에 아직 진학도 안 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모집하다 보니 호응이 좀 떨어진 것 같다”며 “내년에는 중학교 교사들에게도 적극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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