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원탁회의 열어 생태복원 논의… 토양 모니터링-지하수 분석 제안
스토리텔링 공모전 등 추진하기로
“염분 농도를 체크해 수문 조절 매뉴얼을 만들고 계절별로 토양이나 지하수 영향을 조사해야 한다.”
“언론 노출과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부산시가 운영 중인 ‘시민소통관’을 통해 하굿둑 개방 관련 시민 참여활동을 활성화해야 한다.”
낙동강 하굿둑 개방을 놓고 부산시와 시민단체가 모처럼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부산시 하천살리기추진단은 17일 부산시청에서 ‘낙동강하구 생태복원 원탁회의 분과위원회’ 회의를 열었다. 지난해 12월 대학교수와 전문가, 연구원, 농어민 등 33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원탁회의는 시민참여분과와 생태복원분과, 수리수질분과 등 3개 분과로 이뤄졌다.
이날 인제대 박재현 교수는 “하굿둑 개방과 관련해 토양 모니터링 및 지하수 영향 분석과 취수원 문제 검토, 염분 모니터링시스템 구축에 따른 측정 위치, 측정 깊이를 구체적으로 논의한 뒤 사업 추진을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맥도농민회 박춘화 총무는 “하굿둑 건설 이전과 이후의 변화된 자료 정리가 필요하다. 하굿둑 건설 이전에도 벼농사와 채소농사를 다 지었는데 지나치게 조심하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낙동강하구 기수생태계 복원협의회 박재율 상임대표는 “시민들에게 하굿둑을 왜 열어야 하는가를 알리는 메시지가 중요하고 다양한 홍보활동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국수자원공사 낙동강통합물관리센터 박병우 차장은 “부산시에서 추진하는 염분지도 작성과 모니터링시스템 구축을 지원하겠지만 우려되는 피해 대책도 중요하다”고 했다.
이날 수리수질분과는 토양과 지하수 영향 분석, 취수원 문제를 검토하고 일본 도네(利根)강 하굿둑 운영사례를 분석하기로 했다. 생태복원분과는 낙동강하구 시민대학과 생명학교 실행 방안과 생태지도 작성, 수산자원 관리방안을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시민참여분과는 시민참여단 구성과 스토리텔링 공모전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낙동강 하굿둑 개방과 생태복원 문제는 지난해 9월 서병수 부산시장이 낙동강 하굿둑 조성 이후 28년간 지속돼 온 개방 논쟁을 끝내고 위대한 낙동강시대를 열겠다고 발표하면서 공론화됐다. 당시 서 시장은 낙동강의 흐름을 가로막고 있는 하굿둑을 개방해 시민들의 건강을 지키고 낙동강의 생태계를 복원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농업용수의 염분 피해를 줄이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 및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식수 취수원을 이전하고 정수시설을 개선한다. 내년 1월부터는 낙동강을 부분 개방하고 2025년까지는 완전 개방을 이룰 계획이다.
서 시장이 ‘낙동강시대’를 선언 이후 시민단체에서는 시민 서명운동을 벌여 1만여 명으로부터 찬성 서명을 받았다. 부산시는 1월부터 전담부서인 하천살리기추진단을 발족해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10개의 수문으로 이뤄진 낙동강 하굿둑은 1987년 길이 2400m, 높이 18.7m의 콘크리트 둑으로 건설됐다. 바다에서 올라오는 염분의 침습을 막고 강물 수위를 높여 생활용수 등으로 활용하기 위해 지은 국가시설이다. 하지만 조성 당시부터 시작된 농민들과 환경단체 등의 논란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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