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가 서식하기 딱 좋은 동남아시아처럼 한국도 아열대성 기후로 차츰 바뀌고 있어 모기 전파 전염병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우려가 나온다. 모기로 전파되는 전염병들이 국내로 들어와 유행할 가능성도 있어 보건당국은 갈수록 긴장하는 모습이다.
보건당국이 특히 경계하는 모기 전파 감염병은 ‘뎅기열’이다. 뎅기열은 열대·아열대 지역인 동남아, 인도,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유행하는 감염병이다.
뎅기열은 뎅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집트숲모기, 흰줄숲모기에 물려 걸린다. 이 중 흰줄숲모기는 한국에도 서식 중인 것으로 2009년 확인됐다. 아직 해당 모기의 서식 밀도는 높지 않지만 여름 평균기온이 오르고 집중호우가 이어져 습한 기온이 계속될 때 모기 활동이 많아진다.
뎅기열은 두통과 열, 근육통 등의 증세를 동반하는데 매년 전 세계 감염자가 5000만∼1억 명에 달할 정도로 전염성이 높다. 중증환자 치사율은 50만 명 중 약 2만 명으로 높진 않지만 바이러스의 감염자가 워낙 많아 세계보건기구(WHO) 등이 가장 위험한 감염병 중 하나로 분류하고 있다.
19일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뎅기열은 해외에서 감염된 뒤 귀국하는 사람이 많아 제한된 인력으로 검역과 방제를 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2014년에도 해외에서 감염병에 걸린 뒤 귀국한 사람 중 41%(165명)가 뎅기열 감염자였다. 이는 지난해 259명으로 늘었다.
여기에 뎅기열과 유사하지만 관절의 극심한 통증까지 동반하는 ‘치쿤구니아열’도 흰줄숲모기가 전파하는 감염병이다. 국내에서도 2013년에 첫 환자가 발생한 뒤 매년 1명 정도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미 국내 토착화된 모기 매개 감염병인 일본뇌염과 말라리아의 위험성도 다시 높아지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날씨가 4월부터 더워지는 탓에 모기 활동 시기도 앞당겨졌기 때문이다.
2014년에는 말라리아 감염자가 638명으로, 2013년(542명)에 비해 100명 가까이 늘었다. 여기에 해외에서 말라리아에 감염된 후 입국한 감염자도 33%나 더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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