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기들도 잠이 부족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20일 03시 00분


한-미연구팀, 17개국 3만명 조사
하루평균 수면시간 11시간 53분… 서양 아기들보다 1시간 더 못자
TV시청 등 부모가 늦게 자는 탓… 평균 밤 10시 넘어야 잠자리에

우리나라 영유아(0∼36개월)의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이 서양은 물론이고 아시아 지역 영유아보다 훨씬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또래의 서양 아이와 비교하면 평균 수면 시간이 하루 1시간 이상 적었다. 이 시기의 수면 시간이 부족하면 발육이나 뇌 성장, 정서 및 사회성 발달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안영민 을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연구팀은 미국 필라델피아 어린이병원 연구팀 등과 공동으로 한국의 영유아 1036명을 포함한 전 세계 17개국 3만 명을 대상으로 수면 시간을 비교 조사한 결과 이처럼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이 논문은 국제학술지인 대한의학회지 2월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영유아를 △한국 △한국 이외의 아시아 △서양 등 3개 그룹으로 나눠 각각의 수면 시간을 비교했다. 한국 영유아의 하루 평균 총 수면 시간은 11시간 53분으로 아시아의 12시간 19분, 서양의 13시간 1분보다 짧았다. 총 수면 시간에는 밤잠은 물론이고 낮잠도 포함돼 있다.

영유아에게 꼭 필요한 낮잠 시간도 한국은 평균 2시간 26분에 그쳤지만 아시아 영유아는 3시간, 서양 영유아는 3시간 9분이었다. 하루 평균 낮잠 횟수도 한국(1.64회)이 아시아(2.04회)나 서구(2.08회)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한국 영유아가 평균 오후 10시 8분인 반면 아시아와 서양은 각각 9시 25분, 8시 25분이었다. 밤에 깨는 횟수 역시 한국이 평균 1.49회로 서양(1.13회)보다 많았다. 미국수면재단이 권장하는 연령대별 하루 수면 시간은 신생아(0∼3개월) 14∼17시간, 영아(4∼11개월) 12∼15시간, 1∼2세 11∼14시간, 3∼5세 10∼13시간 등이다.

연구팀은 “한국의 영유아 수면 습관이 이처럼 나타난 것은 TV 시청 등으로 부모가 늦게 자고, 부모와 함께 자며, 밤중에 수유하는 습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실제 한국 영유아 중 독립된 방에서 따로 자는 비율은 5.5%인 반면 서양은 그 비율이 66.2%에 달했다. 한국에선 또 30.6%가 부모의 방에서, 63.9%는 부모의 침대에서 함께 자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구에서는 부모의 방이나 침대에서 함께 자는 영유아는 각각 21.3%, 12.5%였다. 영유아가 부모와 같이 자야 그렇지 않을 때보다 발육이나 정서 발달에 도움이 되는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안영민 교수는 “이 시기 수면의 질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오후 9시 이전에 반드시 재우는 등 수면교육이 필요하다”며 “특히 부모와 같이 잘 때 아이에게 충분한 잠자리 공간을 마련해줘야 깨지 않고 숙면을 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청소년이나 성인의 수면 시간 역시 적은데, 이를 영유아 시기의 수면 습관과 연계해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영유아#수면#잠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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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추천 많은 댓글

  • 2016-02-20 13:57:28

    노인들은 정작 자야할 밤 12시 넘어도 잠을 못잔다 새벽녁에 잠들거 늦게 일어난다 젊은 이들이 잠이 부족할수도 있는직장이 많다 그러나 온국민의 수로 보면 일부분에 속한다 일부를 전체로 라여 기사를 쓰는건 선동에 속한다

  • 2016-02-20 13:55:17

    70년대 이전에는 가난에 찌들린 국민이 많았다 그런시데에도 우리는 나폴래옹은 4시간을 잤다는것이 노력의 상징으로 여기며 살았다 그런데 지금와서 잠이 부족하다 어느 80넘은 분의 말에의하면 갈데가 없어 집에서 TV로 시간을 보내다가 잠을 자는데 자도 자도 졸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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