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충남 천안시 병천면 코리아텍(한국기술교육대) 담헌실학관 입구. 고적대의 경쾌한 연주 속에 레드카펫을 밟으며 졸업식장 안으로 들어서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날 레드카펫 주인공은 대학총장이나 교수가 아닌 학생과 학부모였다. 학부모들은 학사모까지 썼다.
“오늘 주인공은 바로 학부모님들입니다.” 졸업식장 입구에서 미리 기다리고 있던 김기영 코리아텍 총장과 보직교수들은 입장하는 학부모들에게 일일이 꽃을 선물하며 축하인사를 했다. 코리아텍이 종전의 권위적이고 형식적인 졸업식을 탈피해 졸업생과 학부모가 주인공이 되는 ‘가족참여 학위수여식’을 마련한 모습이다.
학부모들에 대한 ‘섬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식장 안에 들어서자 무대 앞 정중앙 좌석은 학부모들 차지였다. 총장과 교수 등은 뒤쪽에 배치됐다. 학교 측은 학위수여식 3주 전부터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가족지정좌석제를 안내했다. 선착순으로 접수된 150명의 학부모들이 중앙에 앉아 1시간 진행된 행사의 주인공이 된 것.
졸업생들에게도 색다른 학위수여식이 되도록 신경 썼다. 재학시절 친구나 동아리, MT 등 아름다운 추억의 사진을 공모전으로 미리 접수받아 이날 시상을 하기도 했다. 또 행사장 로비에서는 간단한 음식 제공은 물론 학부모와 졸업생의 즉석 기념사진 촬영, 구내식당 점심 무료제공 서비스도 실시했다.
졸업생 정건웅 씨(메카트로닉스공학부 2007학번)는 “예년 졸업식을 보면 학부모님들이 머물 공간이 부족해 행사장을 일찍 빠져나가는 경우가 많았다”며 “저를 키워주신 부모님이 제 졸업식의 주인공으로 대접받으니 제대로 축하를 받는 것 같고, 학교 측에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기영 총장은 “졸업식의 진정한 주인인 졸업생과 학부모님들을 잘 모시는 데 행사의 초점을 맞췄다”며 “코리아텍의 발전은 학부모, 학생, 학교의 공동체 정신이 발판이었던 만큼 그 분들의 은혜를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