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서 또 어린이집 학대… 칭얼댄다고 이불 덮어 2시간 방치
경찰, 60대 운영자 영장 검토
한 살 아이가 말을 듣지 않는다며 이불로 온몸을 덮어씌운 채 2시간 이상 방치하는 등 학대를 한 60대 어린이집 대표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자신이 운영하는 어린이집의 아동들을 학대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김모 씨(62·여)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A어린이집을 운영하는 김 씨는 지난해 12월부터 한 달가량 1, 2세 어린아이 3명을 속싸개로 싸맨 뒤 엎드려 눕힌 채 이불을 덮어 2시간가량 내버려둔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같은 김 씨의 행위는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찍혔다. 또 김 씨가 5시간 넘게 아이를 방 안에 홀로 방치하거나 칭얼대며 우는 아이의 입에 눈물과 콧물이 묻은 손수건을 구겨 넣는 등의 모습도 드러났다.
김 씨의 범행은 지난해 12월 어린이집 내부에 설치된 CCTV로 밝혀졌다. 지난해 5월 영유아보육법이 개정되면서 2015년 12월부터 전국 모든 어린이집에 CCTV 설치가 의무화됐다. 경찰은 올해 1월 학대가 의심된다는 제보를 받아 수사에 나섰고, 학대 장면이 담긴 CCTV를 통해 범행을 확인했다.
뒤늦게 자녀의 학대 사실을 알게 된 학부모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피해 아동 중 한 명의 부모는 “김 씨가 이번 사건에 대해 단 한 번도 사과하지 않았고, 경찰 조사 후에도 반성하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경찰의 조사를 받은 최근까지도 직접 통학버스를 운행하는 등 어린이집 운영에 관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강서구청은 경찰로부터 학대 사실을 확인한 후 김 씨를 징계 조치할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A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고 있는 한 학부모는 “아이 얼굴에 상처가 자주 났는데 그때마다 어린이집에서는 ‘아이들끼리 싸우다가 다친 것’이라고 둘러댔다”며 “최근까지 계속해서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낸 게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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