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퍼진 ‘내 부끄러운 과거’ 지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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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질 권리’ 상반기중 지침 마련
원치않는 내용 포털에 삭제 요청… 방통위 “언론사 기사는 제외”

자신의 의도와 달리 인터넷에 퍼져 있는 부끄러운 사진이나 누군가가 쓴 본인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글을 상반기(1∼6월)에 삭제할 수 있게 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1일 ‘잊혀질 권리’를 보장하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이드라인에는 일반인이 인터넷에 노출된 본인 정보 가운데 ‘원하지 않는 내용’을 삭제해줄 것을 인터넷 포털사이트, 카페 운영자 등에게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는 삭제 대상에서 언론사 기사를 제외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 침해 소지가 있고 언론중재법 등에 별도의 구제 절차가 있기 때문이다. 정치인, 고위 공직자 등 공인은 정보 삭제를 요청할 수 없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 학술, 공익 목적의 글도 삭제 제외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잊혀질 권리 보장이 표현의 자유나 알 권리를 제약할 수 있고, 인터넷 검열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반론도 많기 때문에 방통위는 상반기 중 공청회를 거쳐 이해당사자의 의견을 취합한 뒤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논란의 쟁점은 잊혀질 권리를 인정할 대상 글의 범위다. 본인이 작성한 글만 대상으로 할지, 타인이 올린 자신에 관한 글까지 포함시킬지 논란이 일고 있다. 포털사이트의 글로 한정할지, 카페 블로그 등의 글도 포함시킬지도 의견이 엇갈린다. 삭제를 요청하는 주체도 본인으로 한정할지, 가족 및 유가족으로 확대할지 판단해야 한다.

방통위는 또 기준만 마련한 뒤 사업자들이 자율적으로 판단해 삭제 여부를 결정하도록 할지, 삭제 여부를 판단할 별도의 기구를 둘지도 고민하고 있다.

신무경 기자 fighter@donga.com
#잊혀질 권리#인터넷#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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