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 바이러스 공포가 전 세계를 휩쓰는 가운데 모기 출현 시기도 앞당겨질 것으로 보여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기상청이 23일 발표한 ‘3개월(3∼5월) 기상전망’에 따르면 올해 봄 기온은 평년보다 높고 강수량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3월부터 평년 기온(5.9도)을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10년 동안 3월 최고 기온은 12도에 달했다. 모기는 12도 안팎이면 활동을 시작한다. 4월에도 평년 기온(12.2도)을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5월 역시 평년 기온(17.2도)보다 높고 일시적인 고온 현상까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올봄 고온현상이 예보되자 질병관리본부는 일본뇌염 매개체인 ‘작은빨간집모기’ 채집 시기를 3월로 한 달 앞당기는 등 모기 감시태세를 강화했다. 또 지난해는 기록적인 가뭄 때문에 모기 증가세가 다소 주춤했는데 올해는 고온에다 3, 4월에 예년보다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여 모기가 봄부터 기승을 부릴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뎅기열 유입 환자 신고 건수가 올 들어 2월까지 69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9명)과 비교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대부분 동남아 지역서 감염된 사례지만 한국도 아열대 기후로 차츰 바뀌는 만큼 뎅기열 토착화는 시간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동규 고신대 보건환경학부 교수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국내 모기 개체 수도 늘어나고 활발해지는 것이 최근의 특징”이라며 “모기매개 감염병이 유행하는 올해 특히 방역태세를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