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공립 고교장 인사발령 놓고 잡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24일 03시 00분


“자리 맞바꾼 인사 납득 못하겠다”… 본인-학부모 공개적으로 문제 제기

경남의 한 공립 고등학교장 인사발령에 대해 본인과 학부모들이 반발하며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창원 A특성화고 이모 교장(57)은 최근 인사에서 창녕 B고교로 발령이 났다. 3월 1일자다. B고의 교장은 A고로 전보됐다. 자리를 맞바꾼 것이다.

A고를 맡은 지 2년 반이 지난 이 교장은 인사규정상 6개월간 더 근무할 수 있고 본인도 전보 신청을 하지 않았다. 인사 발표 직후 이 교장과 가족들이 도교육청을 찾아 박종훈 교육감에게 항의한 데 이어 22일에는 A고 학부모들이 경남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박 교육감의 ‘갑질 인사’를 규탄한다”며 “원상회복이 되지 않는다면 계속 기자회견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도교육청이 내세운 징계 전보 사유인 A고의 수능시험장 제공 거부, 부패비리 익명 신고로 인한 민원 야기, 전국 기능경기대회 성적 저조 등은 근거가 부족하거나 왜곡된 것”이라고 말했다. 졸업생 취업을 많이 시키고 학교를 열정적으로 이끌고 있음에도 박 교육감이 개인감정으로 부당한 인사를 했다는 주장.

이에 대해 도교육청은 “인사 번복이란 있을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박 교육감은 “본인의 의지, 철학과 법령에 따라 정상적인 인사를 했다”며 “다음에는 (문책성 인사가) 더 나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유례없는 ‘인사 항명’에 원칙대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다음 달 개학에 맞춰 이 교장이 B고에 부임하면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큰 후유증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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