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선 KTX 표 구하기 어렵다”… 전주한옥마을 등 관광객 수요 급증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26일 03시 00분


2016년 이용객 60% 이상 늘어날 듯… 운행 횟수 하루 20회로 증편 요청

지난해부터 전라선 KTX 이용자가 크게 늘었지만 열차 편수와 좌석이 부족해 증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익산∼전주∼남원∼여수를 잇는 전라선은 현재 KTX 전용선로가 아닌 일반 선로에 KTX와 일반열차가 함께 운행되고 있다.

25일 전북도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전라선 KTX 이용객은 하루 평균 9091명으로 전년(2014년) 6177명에 비해 47% 늘었다. 전주역은 1769명에서 2685명으로 52% 늘었고 남원역도 414명에서 610명으로 44.6% 늘었다. 지난해에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전국적으로 여행객이 크게 줄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60% 이상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라선 열차 이용자가 급증한 것은 지난해 호남선 KTX(용산∼익산∼광주) 개통과 함께 전주한옥마을 등 전라선 노선에 있는 관광지가 ‘대박’이 났기 때문이다. 전주한옥마을은 지난해 965만 명의 관광객이 다녀가 전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고 순천만국가정원과 여수엑스포장에도 지속적으로 관광객이 찾으면서 철도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코레일이 25세 이하 청년들에게 판매하는 패스형 철도여행상품인 ‘내일로(Rail路)’가 히트하면서 수능시험이 끝난 뒤나 방학 시즌, 주말이면 전주역이 장터처럼 북적거린다.

하지만 전라선 열차 운행 편수는 수요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전라선 KTX는 하루 10차례(편도)가 고작이다. 경부선 74회의 13%에 불과하고, 호남선 24회에 비해서도 절반 이하다.

전주발 서울행 KTX는 열차 배차 간격이 평균 96분이나 돼 역에 나가 곧바로 기차를 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특히 이용객이 몰리는 출근 시간(오전 6∼9시) 용산발 전주행 KTX는 두 편뿐이다. 그마저 1편은 좌석 수가 적은 ‘KTX산천’(363석)이 배치돼 아침 일찍 전북을 찾는 관광객의 불편이 크다. 전라선 이용 승객이 가장 많은 시간대는 상행선은 전주발 기준 오후 2∼3시와 오후 8∼9시이며, 하행선은 용산발 기준 오후 4∼5시다. 지난 설 연휴에는 발매를 시작하자마자 표가 동이 나는 등 시민들의 불편이 극에 달했다. 8월 개통 예정인 수서발 KTX 운행 계획에도 전라선 증편은 빠져 있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수서발 고속철도(SR)는 경부선과 호남선 2개 노선만 운행하도록 돼 있다.

송하진 전북지사는 17일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전라선 KTX 운행 횟수를 현재 하루 10회에서 20회로 늘려줄 것을 건의했다. 전북도 관계자들도 25일 한국철도시설공단 등을 방문해 전라선 증편을 요청했다.

직장인 김모 씨(45·전주)는 “서울에 출장 갈 때 고속도로가 자주 막혀 열차를 선호하는데 한옥마을 관광객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표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며 “전라선 인근 지역은 수십 년간 철도 소외지역이었던 만큼 KTX 운행 횟수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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