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3일자 A12면 ‘최고-완벽 강박관념에 신음… 서울대, 학생 치유 나섰다’ 기사에서 서울대생의 정신건강에 적신호 켜졌다는 내용을 읽었다. ‘서울대 병(病)’이라고 한다. 치열한 입시경쟁을 뚫고 서울대에 합격한 학생들에게서 나타나는 현상인데, 항상 최고, 완벽함을 추구하는 성향 탓에 조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그런데 서울대에만 이러한 병이 있을까. 아니라고 본다. 몇 년 전 모 재벌그룹의 광고 문구 ‘2등은 기억되지 않습니다’가 화제였다. 그렇다면 정말 2등은 의미가 없는 걸까.
올림픽이 끝나고 나면 시상식 사진과 인터뷰 내용이 회자된다. 금메달을 딴 외국 선수는 기뻐하는데 은메달 동메달을 딴 우리나라 선수는 울고 있는 사진이다. 다른 나라 선수들은 2, 3위를 해도 기쁘다고 하는데 유독 우리나라 선수는 죄송스럽다는 표현을 쓴다. 이는 우리 사회에 ‘일등주의’가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중학교 3학년인 아들이 중간고사 시험을 보고 학교에서 울었다고 했다. 시험점수가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란다.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아들에게 ‘최고와 1등’을 요구하지 않았나 싶다. 이제 우리는 이런 강박감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어린 학생들이 건강한 정신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현주 경기 부천시
수출 막는 ‘비관세 만리장성’… 과도한 중국의존 대비책 필요
2월 23일자 A1면 ‘대(對)중국 수출 막는 비관세 만리장성’과 A10면 ‘사드 갈등, 정경분리 원칙 허물수도’는 한국에 사드가 배치될 경우에 일어날 수 있는 중국의 경제적 보복 형태를 잘 설명하는 기사였다. 중국 수출액이 올해 1월에 21.6%나 급감했다고 한다. 중국의 경기 침체도 있지만 중국 정부가 자국기업 보호를 목적으로 한국산 수입품 등에 불리하도록 만들어 놓은 비관세 장벽이 한몫했다고 하니 매우 걱정이 된다.
아이스크림 통관 기준이 항구마다 달라 전량 폐기한 적도 있다는 내용, 리튬이온전지 안전기준을 느닷없이 강화해 당장 인증을 받지 못한 수출업체들이 차질을 빚었다는 내용, 같은 제품이라도 상하이에서는 통관이 되고 베이징에서는 안 되기도 한다는 내용은 우리 상식에선 이해가 되지 않지만 그런 일이 일어나는 곳이 중국이라 생각한다.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 정부의 눈에 보이지 않는 경제적 보복으로 한국 경제에 끔찍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중국에서 일하는 한 한국인 사업가는 “경제 보복은 매우 간단하다. 중국 정부가 자국 여행업계에 한마디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만 조절해도 한국 경제는 타격을 받는 현실을 직시하고 대비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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