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말 출소한 조모 씨(42)는 12월부터 서울에서 오래된 다세대주택을 털었다. 창살을 뜯어내고 빈집에 들어가 현금과 귀금속을 훔쳐 달아났다. 송파와 강동, 강서, 관악, 금천구 일대 16곳에서 2000만 원 상당을 훔쳤다. 장갑도 끼고 얼굴도 가려 걸리지 않을 줄 알았다.
그런데 장갑에 묻은 땀의 유전자(DNA) 탓에 쇠고랑을 다시 찼다. 인근 폐쇄회로(CC)TV에 남겨진 범인의 모습은 희미해 가늠하기 어려웠다. 장갑을 끼고 범행을 저질러 지문도 남아있지 않았다.
하지만 경찰은 단서를 찾기 위해 더 세밀하게 분석했고 결국 조 씨가 한 주택의 방범 창살에 남긴 장갑 자국에서 DNA를 발견할 수 있었다. 창살을 꽉 쥐고 공구로 자르던 중 손에서 난 땀이 장갑 밖으로 새나온 것이다. DNA 대조 결과 절도 등 전과 14범인 조 씨로 밝혀졌다.
경찰은 지난달 12일 경기 남양주시에서 조 씨를 검거했다. 조 씨는 범행을 부인했으나 경찰이 그가 빌린 렌터카의 운행 기록을 근거로 추궁하자 범행을 시인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조 씨를 상습특수절도 혐의로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조 씨는 “노래방 기계 관련 일을 했으나 급여를 제대로 받지 못해 빈집을 털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조 씨가 훔친 물품을 처분한 장물아비 김모 씨(44)도 장물 알선 혐의로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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