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봉제공장에서 쫓겨난 이모 씨(45)는 가족에게 실직 사실을 숨긴 채 매일 아침 회사로 출근하는 척했다. 중학생 아들과 몸이 아픈 아내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
이 씨의 ‘출근’ 장소는 단독주택과 연립주택이 많은 서울 성북구와 동대문구 일대였다. 그는 이곳에서 빈집만을 골라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7차례에 걸쳐 현금과 귀금속 400여만 원어치를 훔쳤다.
지난달 23일 이 씨의 일상은 평소와 같았다. 성북구 석관동으로 출근한 그는 이날 오후 7시경 한 연립주택의 초인종을 눌러 인기척이 없는 걸 확인하고 화장실 창문을 통해 집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잠을 자고 있던 집주인에게 걸렸다. 이 씨는 “3일 동안 굶었다”며 읍소해 집주인에게 용서받고 풀려나 검거 위기를 모면했다. 하지만 그 운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날 이웃 주민의 신고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이 씨가 현장에 남긴 240mm 나이키 운동화 발자국이 지난해 10월부터 쫓고 있던 상습 절도범 것과 같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서울 종암경찰서는 이날 오후 11시경 ‘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이 씨를 집 앞에서 검거하고 상습절도 혐의로 구속했다고 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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