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한 TV 다큐멘터리에서 주당 학습시간이 50시간인 우리나라의 학생과 주당 학습시간이 17.5시간인 핀란드의 학생의 생활을 대조해 소개한 적이 있다. 단순히 공부를 오래할수록 학업성취도가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학습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활용해 핀란드의 학생들은 일정 시간만 공부에 집중하고, 나머지 시간은 취미나 진로체험에 투자한다. 핀란드의 학습효율화지수(한 시간 동안 공부해서 몇 점이나 점수를 올리는지 분석한 지수)는 96.6점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인 반면, 한국은 65.4점으로 24위에 불과하다.
핀란드와 한국은 국제학생평가프로그램(PISA)에서 1, 2위를 다툰다. 하지만 이런 결과에 이르기까지 투자하는 학습시간의 격차는 매우 크다. 핀란드 학생들은 ‘현명하게’ 공부하는 반면, 한국의 학생들은 ‘열심히’ 공부하는 탓이다.
이를 보면 우리나라의 교육은 효율성이 낮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종종 한국의 교육제도에 대해 극찬을 하지만, 이것에 동의하고 자부심을 느끼는 국민이 과연 얼마나 될까?
우리나라 학생들은 대학입시의 좁은 문을 어렵게 통과하면, 취업준비생이 되어 학점관리뿐 아니라 어학연수, 인턴십 등의 스펙을 기본적으로 갖춰야 한다. 이런 스펙을 쌓고도 취업의 문 앞에서 좌절하는 청년들은 해외 취업으로 눈을 돌린다.
최근에는 서울 내 명문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 혹은 취업준비생들이 해외 취업을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해외 대학에 진학한 학생에 비해 여러모로 불리한 점이 많을 수밖에 없다.
세계 경기가 침체된 가운데에서도 경제가 꾸준히 성장하는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는 일자리 창출도 국내보다 활발한 편이다. 이들 국가에서는 일찍부터 유학을 가서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어학능력과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갖춘 한국 인재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한국인 특유의 교육열과 근면성, 책임감은 어디에서든 높은 평가를 받는다.
글로벌 인재가 되기 위한 필수요건인 어학능력과 다문화 감수성을 동시에 갖추기에는 아시아의 대표적인 영어권 국가인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가 최적의 환경이다. 유학비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며, 안전한 교육환경은 우리나라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일찍부터 영어권 선진국가의 교육제도를 도입한 이 두 나라는 ‘아시아 글로벌 교육의 허브’로 자리매김해 주변 국가에서 우수한 인재들이 몰리고 있다.
매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유학설명회를 통해 수많은 학부모와 수험생을 만난다. 이들 학부모의 모습을 보면 맹자의 어머니가 맹자의 교육을 위해 집을 세 번 옮겼다는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는 말이 낯설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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