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합의로 임금협상… 노조설립 후 30년간 파업 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8일 03시 00분


인천경총 ‘보람의 일터’ 大賞 받은 항만하역업체 영진공사

3일 인천 남동구 베스트웨스턴 인천로얄호텔에서 열린 인천경총 정기총회에서 영진공사가 보람의 일터 대상을 받았다. 영진공사는 협력적 노사관계를 정착시키고 인적자원 개발에 나서 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린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왼쪽부터 김학권 인천경총 회장, 장현철 영진공사 노조위원장, 유정복 인천시장, 김승회 영진공사 사장, 김영국 한국노총 인천지역본부 의장. 인천경총 제공
3일 인천 남동구 베스트웨스턴 인천로얄호텔에서 열린 인천경총 정기총회에서 영진공사가 보람의 일터 대상을 받았다. 영진공사는 협력적 노사관계를 정착시키고 인적자원 개발에 나서 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린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왼쪽부터 김학권 인천경총 회장, 장현철 영진공사 노조위원장, 유정복 인천시장, 김승회 영진공사 사장, 김영국 한국노총 인천지역본부 의장. 인천경총 제공
인천의 대표적 항만하역업체인 영진공사의 모든 임직원은 입사할 때는 물론이고 진급할 때마다 한국생산성본부 같은 산업컨설팅 전문기관에서 교육을 받아야 한다. 1975년 공채 1기로 입사해 대표이사에 오른 김승회 사장(67)도 예외가 아니다. 그는 진급에 따른 관리자 교육을 거쳐 최고경영자(CEO) 경영전략과정을 밟았다.

이 회사는 임직원 196명을 대상으로 매년 직급별로 전문기관에서 30시간 이상 교육받으면 이를 인사고과에 반영하는 교육학점이수제를 운영하고 있다. 회사가 교육비 전액을 부담한다. 항만하역업체에 근무하는 사무직원이라면 누구나 외국어로 된 문서 작성이나 회화 구사가 기본이기 때문에 영어와 중국어를 배우는 것도 기본이다.

물류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공항이나 항만으로 들어오는 보세화물 전문 관리자인 보세사와 물류관리사 같은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직원에게도 교육비를 지원한다. 이 교육을 받은 22명은 매달 회사가 주는 자격수당을 받고 있다. 김우택 경영지원부장(55)은 “다양한 교육 제도와 인센티브는 임직원의 업무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측면도 있지만 회사에 대한 만족감과 성취감을 불어 넣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1961년 설립된 이 회사는 인천항을 통해 수출입되는 화물의 약 10%를 처리하는 중견기업. 1977년 국제 입찰을 통해 중동에 있는 바레인 공항과 미나살만 항의 화물 하역을 독점하는 사업권을 따냈다. 1991년 걸프전 때도 철수하지 않고 하역을 계속한 덕분에 현지 신뢰를 얻어 지금까지 바레인에서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인천지역에서는 노사협의회와 공동 워크숍을 정기적으로 열어 상생의 노사관계를 유지하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3개월마다 열리는 노사협의회는 대표이사와 노조위원장이 머리를 맞대고 생산성 향상 방안을 고민하는 자리다. 또 직원 채용과 배치, 건강, 고충 처리, 작업환경 개선 문제도 폭넓게 협의한다.

항만하역업의 특성상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각종 사고위험에 노출되는데, 지난해의 경우 산업재해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특히 노사 합의로 경영 여건에 따라 임금을 인상하거나 동결하기 때문에 노동조합이 설립된 1987년부터 지금까지 파업이 한 번도 발생하지 않은 무분규 사업장으로 유명하다.

1993년부터 매년 1월엔 전년도 하역물동량을 기준으로 노사화합기금을 마련해 직원 복지기금으로 활용하고 있다. 회사 소재지인 중구지역의 저소득층에게는 건강보험료를, 청소년들에게는 장학금을 지급하는 지역사회 공헌사업을 노사가 함께 진행한다.

이 회사는 3일 인천경영자총협회가 주는 제23회 보람의 일터(기업 부문) 대상을 받았다. 인천경총은 매년 경쟁력을 높이고 노사 화합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 기업에 이 상을 주고 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영진공사#보람의 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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