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지방자치단체는 지역 중소기업 발전을 위해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특히 경기가 어려운 요즘에는 더 많은 예산을 배정한다.
그런데 예산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지역 중소기업 현황 및 현행 지원사업의 성과 분석이 선행돼야 하는데 지역에서 이러한 작업을 수행한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규모가 커진 예산의 효율성에 대한 우려가 크다. 지원사업 수립, 발전계획 수립 등 거창한 계획 수립과 대책 마련에 매몰되면서 기본적이고 중요한 작업은 잊어버리고 있다.
지방 경기가 어려워지고 산업전망이 어두워진 상황에서 지역의 성장동력을 발굴하려는 노력을 탓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지역 중소기업에 대한 철저한 선행 분석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유망 품목을 어떻게 발굴할 수 있을까. 일부 지자체에서는 지방 중소기업 지원사업이 중앙부처 사업과 연계되기 때문에, 별도의 계획 수립이 불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기존 사업 분석이나 효과적 활용 방안 수립 등은 중앙부처에서 예산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기에 그런 주장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역 중소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 동향을 분석하면서 기업가 정신을 가진 중소기업들을 찾아내는 게 매우 중요하다. 지역 내 대학 연구 인력의 질적인 우수성, 지역에서 배출되는 인력 현황, 사업 집행기관의 전문성 등을 객관적 시각에서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 이러한 기능을 체계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 지원사업 컨트롤타워’ 기능이 반드시 확보되어야 한다. 일부에서는 기존에 많은 위원회 등이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옥상옥(屋上屋)을 만들지 않을까 우려한다. 하지만 컨트롤타워는 지원사업의 효율적 활용 및 주체 간, 사업 간 연계방안을 모색하는 데 1차 목적이 있다. 이런 작업에는 지속적인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자체장의 의지다. 이들은 지역 발전의 출발점이자 나침반 기능을 하는 기초 작업을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봐야 할 것이다.
지역에서 중소기업을 성장시킬 의지가 있다면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기본에 충실해야 험난한 외부환경 변화에서 살아남는다. 외부환경 변화는 누구도 통제할 수 없다. 그러나 그 피해를 줄이거나 적절히 활용하는 일은 준비된 사람에게만 찾아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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