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9일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 ‘중고나라’에 접속한 차모 씨(27)는 티켓을 구매하고 싶다는 글을 발견한 뒤 글쓴이에게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 차 씨는 원래 가격에 약간의 웃돈까지 붙여 “계좌번호를 알려줄 테니 일단 입금하면 배송하겠다”고 말했다. 콘서트를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던 피해자는 ‘의심 반 기대 반’으로 31만 원을 입금했다. 하지만 티켓은 배송되지 않았다.
잠적한 차 씨는 또 다른 ‘삽니다’ 글을 찾아 나섰다. 사기 전과자인 차 씨는 직접 판매글을 올리지 않았다. 대신 구매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서 사기를 쳤다. 차 씨는 이런 식으로 지난해 5월부터 이달 7일까지 통장 4개를 돌려 사용하며 173명에게서 5900만 원을 가로챘다. 아이돌 가수 빅뱅, 피아니스트 조성진 등의 인기 콘서트 티켓부터 항공티켓, 흙침대, 중고책까지 대상 물품도 가리지 않았다.
3일 이상 같은 장소에서 머물지 않고 모텔을 옮겨 다니며 경찰 단속을 피하던 차 씨는 피해자들의 잇따른 진정에 통신 기록을 추적한 경찰에게 결국 꼬리가 밟혔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차 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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