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고속도, 왕복 6차로 지하도로로 만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7일 03시 00분


2025년까지 민자 1조원 투입… 서인천∼신월 나들목 11km 지하화
지상도로는 일반 도로-공원 조성
국토부, 적격성 조사 들어가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이 완료된 이후 인천 계양구 부평 나들목 인근의 예상모습. 지상에는 무료 일반도로와 공원이, 지하에 유료 고속도로가 조성돼 만성적인 교통 정체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 제공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이 완료된 이후 인천 계양구 부평 나들목 인근의 예상모습. 지상에는 무료 일반도로와 공원이, 지하에 유료 고속도로가 조성돼 만성적인 교통 정체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 제공
국내 최초의 고속도로인 경인고속도로가 1조 원의 민간 자본을 들여 2025년까지 왕복 6차로의 지하도로로 조성된다. 현재의 지상도로는 일반도로와 공원으로 바뀐다. 이에 따라 극심한 교통 정체가 해소되고 남북으로 단절된 인천의 도시 기능도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

국토교통부는 경인고속도로 서인천 나들목~서울 신월 나들목 11.66㎞ 구간의 지하화 사업을 민간 투자사업으로 추진하기 위해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적격성 조사에 들어갔다고 16일 밝혔다.

● 완공 시 통행속도 시속 44→90km


1968년 말 개통된 대한민국 최초의 고속도로인 경인고속도로는 인천항과 수도권을 잇는 물류 대동맥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교통 수요가 증가하면서 극심한 차량 정체가 발생해 고속도로의 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다. 또 인천 도심을 양분해 지역 발전을 가로막는다는 지적도 많았다. 이 때문에 경인고속도로와 인접한 인천시와 경기 부천시는 고속도로 지하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대선에서 경인고속도로 지하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총사업비는 1조 원 규모로 민자사업으로 진행된다. 국토부는 민간의 사업 제안과 조사용역 결과를 토대로 올해 적격성 조사를 마치고 사업자 선정, 실시협약 체결 등의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2020년 착공해 2025년에 도로를 개통할 계획이다. 지상도로는 지하도로 개통 이후 정비에 들어가 2027년 완공될 예정이다.

현재 8차로인 경인고속도로는 지하 고속도로와 지상 일반도로 등 각각 6차로로 바뀐다. 도로 용량이 늘어나고 장·단거리 통행량이 분리됨에 따라 현재 평균 시속 44km인 통행 속도가 90km로 빨라질 것으로 국토부는 기대하고 있다. 통행 시간과 연료비 절감 등으로 연간 약 1350억 원의 경제적 편익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상에는 공원 등 녹지공간을 8만 ㎡ 이상 조성한다. 인천시·경기도·부천시 등 지자체와의 협의를 통해 기존 나들목·영업소 유휴 터에 대한 활용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서울시에서 진행하고 있는 영등포구 여의도“양천구 신월 나들목 7.53km 구간을 지하화하는 ‘제물포터널’과 연결될 경우 서울과 인천을 오가는 길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상습 정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말 착공된 제물포터널이 2020년 개통되면 이 구간의 출퇴근 시간이 40분대에서 10분대로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존 고속도로를 지하화하는 첫 프로젝트로 도시 공간 활용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라며 “지상 공간이 지역 주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조성되도록 지자체 등과 긴밀히 협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요금 폭탄’ 우려는 부담

경인고속도로 단면도.
인천시와 부천시는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확정을 크게 환영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차량 정체가 극심했던 경인고속도로의 지하화는 불가피하다”며 “이런 문제 때문에 민자 유치를 통한 지하화 추진에 관련 기관들의 뜻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하화에 따라 통행료가 크게 오를 것으로 보여 이용객들의 불만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1종 기준 서인천 나들목~신월 나들목의 통행료는 900원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해 도입된 정부와 민간의 투자위험분담방식을 적용해 통행료를 낮출 계획”이라고 말했지만 실제 통행료는 1800~2000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2000~2500원으로 예상되는 제물포터널 요금까지 고려하면 지하도로 구간으로 서울과 인천을 오갈 경우 왕복 1만 원에 가까운 통행료 부담이 생기게 된다.

물론 지상 일반도로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지하 구간에 버스나 트럭 등 대형차량이 통행할 수 없도록 해 지상도로에서 정체가 발생할 수 있다. 고속도로인 지하 구간에 대형차량이 통행하지 못하면 물류 기능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안전 문제로 지하 구간을 소형차 전용으로 했다”며 “지하화 추진 구간의 화물차 운행 비중은 7.5% 정도로 높지 않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상 구간 활용과 관련해 사업비 부담 등의 문제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인천시 관계자는 “지상 구간 재구성을 위한 비용 부담 논란을 아직 매듭짓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상 구간의 교차로 설치, 방음벽 조성 등 수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비용을 누가 얼마나 부담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는 것.

김만수 부천시장은 “정부가 그간 막대한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수익을 걷어간 만큼 지상구간 활용에 국비 투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영 redfoot@donga.com / 박희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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