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충남 지역에 구제역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충남도는 17일 백신 일제 접종 등 긴급 방역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이런 구제역 발병과 대책은 마치 녹화테이프 같다. 수년째 되풀이되고 있지만 그 이듬해 구제역은 어김없이 또 발생한다.
충남 지역 구제역은 전국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만 해도 2010년부터 올해까지 두 해(2012, 2013년)를 제외하고는 매년 빠짐없이 구제역이 발생했다. 충남에 발생하지 않은 이 두 해에 구제역은 전국적으로도 발생하지 않았다.
충남도 관계자는 “지역적으로 전국의 중앙에 위치한 데다 교통과 물류의 중심이어서 구제역이 어디에서든 한번 발생하면 피해가기 어렵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하지만 ‘충남의 구제역이 끝나야 그해 구제역도 끝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구제역은 충남에서 마지막까지 기승을 부려 방역 행정에 대한 비판도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이렇게 발병률이 높고 늦게까지 이어지는 원인의 하나가 낮은 예방백신 항체형성률이고 이런 현상 역시 매년 반복돼 도는 농가 탓만 할 수 없는 입장이 됐다.
지난달 17일 공주 탄천에서 처음 발생한 뒤 구제역이 다시 충남 지역 곳곳을 헤집고 있다. 탄천에서 추가로 발생했고, 다시 천안과 논산으로 이어졌다. 10일에는 돼지 밀집 사육단지인 논산의 다른 지역에서 추가로 구제역이 확인됐다.
충남도 조사 결과 구제역 발생 농가의 항체형성률은 전국 평균(70% 안팎)에 한참 못 미치는 20% 안팎이고 이 중 일부 농가는 3%에 불과했다. 도 관계자는 “이런 항체형성률이라면 백신 접종을 거의 하지 않은 셈이나 마찬가지”라며 “이런 농가에 대해 과태료 등 강한 행정처분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18∼22일 구제역 발생 시군을 제외한 12개 시군 116만 마리의 돼지에 대한 긴급 백신 접종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런 원인 분석과 긴급 방역대책 역시 기자가 벌써 수년째 보도해 온 내용이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14일 긴급방역대책 회의를 열어 “구제역 고리를 끊을 수 있는 근본 대책을 마련하라”고 강력히 지시했다. 내년에도 이런 주문을 다시 듣게 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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