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사내하도급 문제 11년만에 타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8일 03시 00분


울산지회 2000명 특별고용안 가결… 총 6000명 정규직으로 채용

현대자동차가 11년 만에 생산직 사내하도급 문제를 완전히 해결했다. 노사 합의에 따라 현대차는 2017년까지 총 6000명의 사내하도급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채용하기로 했다. 국내 제조업체 중 노사 합의를 통해 대규모의 사내하청 근로자를 정규직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울산비정규직지회는 17일 사내하도급 2000명 추가 특별고용 잠정합의안에 대해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총원 679명 중 622명이 투표에 참여하고 484명이 찬성(투표자 대비 77.81%)해 가결됐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2014년 아산·전주비정규직지회와의 합의에 따라 지난해까지 사내하청 근로자 4000명을 채용했다. 이번에 울산지회와도 합의를 이루면서 올해 1200명, 내년 800명을 추가 채용한다. 2018년부터는 정규직 채용 시 남아있는 하도급 인원을 일정 비율로 채용하기로 했다. 노사 쌍방이 제기한 모든 민형사상 소송도 취하하기로 했다.

지난해 9월과 올해 1월 현대차 노사는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으나 투표에서 부결됐다. 15일 마련한 세 번째 잠정합의안에서는 첫 번째 합의안에 비해 하청 근로자의 최대 경력 인정 기간을 8년에서 10년으로 늘렸다.

이번 합의에 따라 현대차는 2005년 사내하청 근로자 최병승 씨가 현대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이후 11년 만에 이 문제에 마침표를 찍었다. 2012년 대법원은 “최 씨가 현대차로부터 직접 노무 지휘를 받는 파견 근로자로 2년 이상 일한 점이 인정돼 현대차가 사실상 최 씨를 고용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확정 판결했고, 그해 5월 현대차 노사는 당시 생산직 사내하청 근로자 6800명에 대해 특별협의를 시작했다.

2013년 이마트와 신세계는 각각 사내하도급 인력 1만여 명과 515명, 롯데마트는 1600명을 별도 직군을 신설해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현대차는 사내하도급 근로자를 별도 직군이 아니라 임금 및 복지 수준이 동일한 일반 정규직으로 고용했다는 점에서 한발 더 나아간 합의로 평가받는다. 현재 포스코, 금호타이어, 기아자동차 등에서도 현대차와 비슷한 문제로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현대자동차#사내하도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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