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8시 광주 북구 용봉동 한 아파트에 사는 곽모 씨(74·여)는 자신이 우체국 직원이라고 밝힌 남성의 전화를 받았다. 이 남성은 “우편물이 반송됐는데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계좌에 있는 돈을 모두 찾아 안전하게 집 냉장고에 넣어둬라”고 했다. 곽 씨는 깜짝 놀라 은행에서 현금 2400만 원을 찾은 뒤 냉장고 냉동고에 넣었다.
이후 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이 남성도 자신을 우체국 직원이라고 밝히고 “인터넷 뱅킹 보안카드를 재발급 받아야 한다”며 곽 씨를 인근 은행에 가도록 했다. 이 남성은 곽 씨의 계좌 비밀번호, 주민등록번호, 집 잠금장치 비밀번호도 물었다. 곽 씨가 은행에서 집으로 돌아와 보니 냉장고에 든 2400만 원은 사라진 뒤였다.
11일 오후 1시에는 광주 북구 동림동 한 아파트에 사는 김모 씨(65·여)가 같은 수법으로 현금 6000만 원을 도난당했다. 동일한 전화를 받은 김 씨는 세탁기에 6000만 원을 보관했다가 피해를 입었다. 피해자들은 각 은행에 분산시켜 놓은 전 재산을 도난당해 망연자실하고 있다.
이처럼 보이스피싱과 절도가 결합된 황당한 신종 범죄가 잇따르자 경찰이 피해 예방에 총력을 쏟고 있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보이스피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금융기관 직원들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판단해 지속적으로 간담회를 진행키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북부서는 지난해 12월과 최근 보이스피싱을 근절하기 위한 금융기관 간담회를 가졌다.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이 60, 70대 노인들인 만큼 현금 1000만 원 이상의 고액을 인출할 경우 은행 직원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북부서는 수사과 직원들과 지구대 경찰관들에게 노인당 등을 돌며 보이스피싱 예방교육을 강화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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