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봄기운에 누구나 답답한 도심을 벗어나는 나들이를 생각하지만 멀리 가기에는 시간과 돈이 만만찮게 들어간다.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꽉 막힌 도로도 나들이를 망설이게 한다. 그 대신 집 근처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공원은 어떨까? 운동이나 산책뿐 아니라 유원지 못지않은 다양한 프로그램이 올 한 해 서울 시내 공원에서 펼쳐진다.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18개 공원에서 활쏘기와 농사짓기 등 200여 종에 이르는 각양각색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우선 자연 속에서 마음의 휴식을 취하며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눈길을 끈다. 지난해 11월 재정비를 마친 중구 남산공원 석호정에서는 허리 건강을 다질 수 있는 ‘건강 활쏘기’ 교실이 연중 운영된다. 서울무형문화재인 궁장(弓匠) 이수자가 우리 전통무예인 국궁(國弓)을 직접 지도해준다. 4월부터 10월까지 동작구 보라매공원에서 열리는 ‘공원에서 100세까지 건강 프로젝트’는 체조를 통해 어르신들의 생기를 살려주는 프로그램이다. 매주 토요일 온 가족이 의료진과 함께 명상과 요가, 족욕 등을 할 수 있는 ‘가족건강 프로그램’도 마포구 월드컵공원에서 진행된다.
아이가 있는 가족이라면 각종 만들기 프로그램의 문을 두드려 볼 만하다. 자연에서 구할 수 있는 천연 재료로 생필품을 만들어보는 길동생태아카데미(강동구 길동생태공원), 지금은 쉽게 접하기 어려운 새끼줄로 계란바구니 등 물건을 만드는 볏짚공예(월드컵공원) 등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청소년들은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다양한 지식을 공원에서 얻을 수 있다. 보라매공원에서 열리는 ‘청소년 나무학교’에서는 수목(樹木)의 생리에 대한 이론 공부와 실습을 동시에 할 수 있다. 중랑구 중랑캠핑숲에서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도시에서 접할 수 없는 과수원 일손돕기 체험을 진행한다. 이 밖에 구로구 푸른수목원의 ‘영화 읽어주는 공원’,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의 ‘숲속 음악회’ 등 다양한 문화행사도 열린다.
최광빈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공원은 시민과 가장 가깝고 누구에게나 열린 여가문화 공간”이라며 “자연 속 다양하고 새로운 경험을 통해 삶을 재충전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자세한 서울시 공원 프로그램 내용은 ‘서울의 산과 공원’ 홈페이지(parks.seoul.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홈페이지에서 ‘초록특별시 시민’으로 등록하면 매월 새로운 소식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안내받을 수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