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모의 초등생 자녀 2명 중 1명(54.4%)은 평일 일과 후 돌봐주는 어른 없이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혼자 시간을 보내는 초등생의 전체 평균(35%)보다 20%나 높은 비율이다. 또 한부모 2명 중 1명은 저소득층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부모는 이혼이나 사별 등의 이유로 아이를 홀로 키우는 것을 의미한다.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5~12월 19세 미만 자녀를 키우는 전국 한부모 가족 2552가구를 대상으로 시행한 ‘2015 한부모 가족실태조사’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2012년에 이어 두 번째다.
한부모의 평균 연령은 43.1세, 자녀 수는 1.6명으로 집계됐다. 한부모가 된 이유로는 이혼(77.1%)이 가장 많았고, 사별(15.8%)과 미혼 등 기타(7.1%) 순이다. 가구 구성은 어머니와 미성년 자녀로 이뤄진 ‘모자(母子) 가구’의 비율이 47.3%로 가장 많았고 ‘부자(父子) 가구’는 19.8%였다. 그 밖엔 모자와 부자 외의 다른 세대원이 함께 거주하는 가구였다.
한부모 가족의 소득은 월평균 약 190만 원으로 2012년 조사에 비해 증가했지만 전체가구 평균 소득(약 390만 원)의 절반에 불과했다. 한부모의 대부분(87.4%)은 일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절반가량(48.2%)은 하루 10시간 이상 근무하는 등 근무 여건이 좋지 않았다. 주5일제의 안정적인 직장을 가진 한부모는 3명 중 1명(29.8%)도 되지 않아 대표적인 ‘워킹푸어’로 볼 수 있다.
실제로 한부모 2명 중 1명(46.5%)은 국가기초생활수급자이거나 차상위 또는 저소득 한부모 가족 지원을 받고 있는 저소득층이었다. 이처럼 경제적 상황이 어려운데도 한부모 5명 중 4명(78%)은 비양육 부모로부터 전혀 양육비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양육비 청구 소송을 한 비율은 6.7%로 2012년 조사의 4.6%에 비해 2.1%포인트 증가했다.
대부분의 한부모는 부 또는 모가 일을 하면서 미성년 자녀까지 돌봐야 하는 처지다. 이에 미취학 자녀일 경우 어린이집, 유치원 등 기관에 보내는 비율이 87.6%로 전체 평균(56%)보다 크게 높았다. 초등생 자녀일 경우 절반가량(47.%)이 초등돌봄교실이나 방과 후 교실을 이용했다. 또 평일에 돌봐주는 어른 없이 일정 시간 이상을 혼자 보내는 미취학 자녀는 12%, 초등생 자녀는 54.4%나 됐다.
또 한부모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 상태도 좋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는 응답이 31.1%로 나타났고, ‘최근 1년 간 2주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꼈다’며 우울 증상을 호소한 비율도 20.2%에 달했다. ‘병의원에 가고 싶었지만 가지 못했다’는 비율도 20.8%였는데, 이중 절반은 ‘경제적인 이유로 치료를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삶에 대한 의지는 매우 높게 나타났다. 국가기초생활수급 등 정부 지원을 받고 있는 한부모 중 ‘10년 내 수급 상태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전명한 비율이 41.8%로 나타났다. 이는 2014년 복지패널조사에서 전체 수급자의 탈수급 전망 17.3%에 비해 매우 높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한부모들이 상당수 저소득층이지만, 스스로 일어서려는 의지가 강한 만큼 일자리와 자녀 돌봄, 주거 등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며 “특히 미성년 자녀가 방임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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