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모 아동 2명 중 1명, 어른 없이 방치…소득도 절반 수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2일 17시 07분


한부모의 초등생 자녀 2명 중 1명(54.4%)은 평일 일과 후 돌봐주는 어른 없이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혼자 시간을 보내는 초등생의 전체 평균(35%)보다 20%나 높은 비율이다. 또 한부모 2명 중 1명은 저소득층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부모는 이혼이나 사별 등의 이유로 아이를 홀로 키우는 것을 의미한다.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5~12월 19세 미만 자녀를 키우는 전국 한부모 가족 2552가구를 대상으로 시행한 ‘2015 한부모 가족실태조사’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2012년에 이어 두 번째다.

한부모의 평균 연령은 43.1세, 자녀 수는 1.6명으로 집계됐다. 한부모가 된 이유로는 이혼(77.1%)이 가장 많았고, 사별(15.8%)과 미혼 등 기타(7.1%) 순이다. 가구 구성은 어머니와 미성년 자녀로 이뤄진 ‘모자(母子) 가구’의 비율이 47.3%로 가장 많았고 ‘부자(父子) 가구’는 19.8%였다. 그 밖엔 모자와 부자 외의 다른 세대원이 함께 거주하는 가구였다.

한부모 가족의 소득은 월평균 약 190만 원으로 2012년 조사에 비해 증가했지만 전체가구 평균 소득(약 390만 원)의 절반에 불과했다. 한부모의 대부분(87.4%)은 일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절반가량(48.2%)은 하루 10시간 이상 근무하는 등 근무 여건이 좋지 않았다. 주5일제의 안정적인 직장을 가진 한부모는 3명 중 1명(29.8%)도 되지 않아 대표적인 ‘워킹푸어’로 볼 수 있다.

실제로 한부모 2명 중 1명(46.5%)은 국가기초생활수급자이거나 차상위 또는 저소득 한부모 가족 지원을 받고 있는 저소득층이었다. 이처럼 경제적 상황이 어려운데도 한부모 5명 중 4명(78%)은 비양육 부모로부터 전혀 양육비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양육비 청구 소송을 한 비율은 6.7%로 2012년 조사의 4.6%에 비해 2.1%포인트 증가했다.

대부분의 한부모는 부 또는 모가 일을 하면서 미성년 자녀까지 돌봐야 하는 처지다. 이에 미취학 자녀일 경우 어린이집, 유치원 등 기관에 보내는 비율이 87.6%로 전체 평균(56%)보다 크게 높았다. 초등생 자녀일 경우 절반가량(47.%)이 초등돌봄교실이나 방과 후 교실을 이용했다. 또 평일에 돌봐주는 어른 없이 일정 시간 이상을 혼자 보내는 미취학 자녀는 12%, 초등생 자녀는 54.4%나 됐다.

또 한부모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 상태도 좋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는 응답이 31.1%로 나타났고, ‘최근 1년 간 2주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꼈다’며 우울 증상을 호소한 비율도 20.2%에 달했다. ‘병의원에 가고 싶었지만 가지 못했다’는 비율도 20.8%였는데, 이중 절반은 ‘경제적인 이유로 치료를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삶에 대한 의지는 매우 높게 나타났다. 국가기초생활수급 등 정부 지원을 받고 있는 한부모 중 ‘10년 내 수급 상태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전명한 비율이 41.8%로 나타났다. 이는 2014년 복지패널조사에서 전체 수급자의 탈수급 전망 17.3%에 비해 매우 높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한부모들이 상당수 저소득층이지만, 스스로 일어서려는 의지가 강한 만큼 일자리와 자녀 돌봄, 주거 등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며 “특히 미성년 자녀가 방임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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