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11시경 광주 남구 A 씨(72·여) 집으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A 씨가 전화를 받자 수화기 너머 한 남성의 나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우체국직원인데 카드가 반송돼 개인정보가 유출됐습니다. 금융감독원 직원이 곧 전화를 할 것입니다.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주세요.”.
걱정이 된 A 씨는 남성의 안내를 따랐다. 잠시 뒤 휴대전화로 금융감독원 B 과장이라는 또 다른 남성이 전화를 걸었다. 이 남성은 “개인정보가 유출돼 은행에 예금한 돈을 도난당할 것이다. 은행에 맡긴 돈이 얼마냐”고 물었다. 겁을 먹은 A 씨는 “은행에 3000만 원을 예금했다”고 말했다.
남성은 “3000만 원을 한꺼번에 찾으면 은행에서 거부하니 두 곳에서 분산해 인출하라”고 지시했다. A 씨는 마치 로봇처럼 남성의 지시대로 움직였다. 그는 은행 한 곳에서 2000만 원을 인출한 뒤 집에서 점심을 먹고 다른 은행에서 1000만 원을 찾았다.
A 씨는 같은 날 오후 3시 B 과장이라는 남성의 전화를 또 받았다. 남성이 “현금 3000만 원을 안전하게 냉장고 중간 칸에 넣어둬라. 보관하는 것을 전화로 확인할 수 있도록 냉장고 문을 여는 소리를 들리게 해라”고 지시하는 대로 따랐다. 잠시 뒤 이 남성은 “주민등록증을 새로 발급받아라. 또 형사들이 감식을 위해 집에 가니 현관문 비밀번호를 알려 달라”고 요구했다. A 씨는 남성의 요청에 따라 동사무소로 주민등록증을 발급받기 위해 가다 남편을 만났다. 그리고 모든 것이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인 것을 알아차리고 경찰에 신고했다.
최근 열흘 사이 광주에서는 이같은 새로운 보이스피싱 사건이 5건이나 발생했다. 노인 5명이 현금 2억5100만 원을 도난당하는 피해를 입었다. 22일 광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중국에서 전화를 건 사기범들은 고령의 피해자들과 5~6시간 동안 10~20차례 통화를 하면서 피해자들이 정상적인 상황 판단을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한 피해자는 은행 창구에서 거액을 찾던 중 은행직원이 “왜 이렇게 많은 현금을 찾느냐”고 묻자 “요양병원에 입원하기 위해 돈을 찾는다”고 둘러 댈 정도였다.
사기범들은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빼낸 뒤 은행 서너 곳을 돌며 현금을 분산 인출하는 치밀함까지 보이고 있다. 이들은 한국에 있는 절도범에게 현금을 훔치도록 지시하는 신종 분업형 범죄수법으로 쓰고 있다.
경찰은 금융감독원과 노인들이 500만 원 이상 인출할 경우 112신고를 하도록 한 협약(MOU)을 맺은 만큼 은행 직원들의 철저한 협약이행을 당부하는 등 피해예방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냉장고와 세탁기 이불에 돈을 보관하라는 자체가 사기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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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많은 댓글
2016-03-23 03:37:31
72세 노인이라기 보다 민도가 낮은 미개국가의 국민이라 이렇한 일이 먹혀 들어간다.
2016-03-23 14:38:44
고기가 굉주라구요 별별 인물 많이 나오네 거시기 잘 하라고혀 사기 당했는데 보상해줘라 세월호 보다 더 후하게 해드리라구여 몰라 그렁거 싸게싸게 보상혀 굉주는 신난다 ㅎㅎ 굉주는 신만이 사는 곳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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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23 03:37:31
72세 노인이라기 보다 민도가 낮은 미개국가의 국민이라 이렇한 일이 먹혀 들어간다.
2016-03-23 14:3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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