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에서 마침내 우려했던 일이 일어났다. 국내 최대 양돈단지인 홍성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방역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양돈 농가들은 공주, 천안, 논산에 이어 홍성까지 구제역이 확산되자 구제역의 피해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우려하고 있다.
충남도는 구제역 의심 증상을 보인 홍성군 홍동면의 한 양돈 농가에 대해 구제역 양성 확진 판정을 내렸다고 22일 밝혔다. 방역 당국은 이 농가에서 키우던 돼지 1200마리의 도살처분 작업에 착수했다. 해당 농가에서 반경 3km 이내 71개 농가 돼지 12만2000마리에 대해 이동제한 조치를 내렸다. 홍성지역의 모든 양돈 농가를 대상으로 구제역 백신 추가 접종에 나섰다.
이날까지 충남에서는 모두 4개 시군, 15개 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 양돈 농가의 우려가 커지는 것은 홍성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돼지 50만 마리를 사육하는 국내 최대 양돈단지이기 때문이다. 충남에서 사육되는 돼지(215만 마리)의 4마리 가운데 1마리가 홍성에서 사육되는 셈이다. 홍성지역 양돈 농가들은 구제역 속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2010년과 2011년, 2014년, 2015년 등 4개년에 구제역이 발생해 6만 마리 가까이 도살 처분되고 보상비만 100억 원이 발생했던 과거의 악몽이 재연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직접적 피해 외에도 소·돼지고기 가격 하락과 관광객 감소 등 간접 피해가 이어져 지역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축산 농가들은 “홍성은 군 전체가 거대한 양돈 농가와 같아 확산이 빠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긴급 브리핑을 갖고 “구제역 의심 돼지가 발견되면 신속하게 대응하고 전파 요인을 조기에 제거해 확산 방지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며 “단기적 대책에 급급하지 않고 구제역을 근절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