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크’ 아빠… 비정한 엄마… 언제까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3일 03시 00분


○ 5개월된 딸이 보챈다고… 방바닥에 내동댕이

뇌손상 한달만에 숨져… 父 “짜증나서”


경북지방경찰청은 젖먹이 딸을 고의로 방바닥에 떨어뜨려 딸이 중태에 빠졌는데도 제때 병원에 데려가지 않아 숨지게 한 혐의로 A 씨(37)를 긴급 체포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12월 25일 0시경 경북 영주시의 집에서 5개월 된 딸이 자다 깨어 울자 목말을 태우고 달래던 중 짜증이 난다는 이유로 방바닥에 내동댕이친 혐의다. A 씨는 심하게 보채던 딸이 의식을 잃은 채 입에서 피를 흘렸는데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잠시 외출했던 아내 B 씨(19)는 딸이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고 사고 발생 5시간여 만에 안동의 한 병원으로 옮겼다. 하지만 딸은 증세가 나빠져 대구의 대학병원으로 이송됐고 한 달여 동안 중환자실 치료를 받았지만 올 1월 27일 심한 뇌 손상으로 숨졌다.

당초 A 씨는 “목말을 태웠다가 안은 뒤 실수로 떨어뜨렸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경찰의 정황 증거와 외부 충격에 의한 뇌 손상 부검 결과, 거짓말 탐지기 등의 수사 결과에 고의성을 인정했다. 경찰은 이날 A 씨에 대해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평상시 딸을 학대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 5년전엔 아들, 작년엔 딸을 낳자마자 버려

30대 母 “돈 없어 그랬다”… 檢 기소


자신이 낳은 아들과 딸을 연달아 버리고 도망간 비정한 엄마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상습영아유기 혐의(아동학대처벌법 위반)로 윤모 씨(38)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윤 씨는 지난해 8월 중순 서울 서초구의 한 병원에서 딸을 출산한 뒤 같은 날 딸을 두고 도망갔다. 검찰 조사에서 윤 씨는 “좋지 않은 경제 사정 때문에 내가 키우지 못할 것 같아 버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씨의 영아 유기는 처음이 아니었다. 2011년 4월 중순 윤 씨는 서울 동작구의 한 병원에서 아들을 낳은 뒤 같은 해 6월 초 아들을 병원에 남겨둔 채 달아났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이 사건을 수사하자 6월 중순 병원에 나타난 윤 씨는 아들을 퇴원시킨 뒤 바로 서울 관악구의 한 건물 앞에 다시 유기했다. 윤 씨는 이 범행으로 2014년 법원으로부터 벌금 1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기도 했다. 이 아들은 현재 아동복지시설에서 자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아를 유기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윤 씨처럼 상습적으로 영아를 유기하면 형량의 2분의 1까지 가중처벌을 받을 수 있다.

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아동#학대#부모#아빠#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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