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 우애 두터운 기업인 형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8일 03시 00분


광주에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평생 실천하며 우애가 두터운 기업인 형제가 있다. 유당(裕堂) 최상옥 남화토건 회장(89)과 뒤를 이어 경영을 맡고 있는 석봉(碩峰) 최상준 남화토건 대표이사 겸 부회장(78)이다. 최 회장은 1997년 고 정주영 현대건설 회장과 함께 ‘대한민국의 위대한 건설인’에 선정된 기업가다.

최 회장은 전남 화순군 소농의 집에서 5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나 어릴 적부터 ‘목수쟁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손재주가 뛰어났다. 건설 현장에서 실무를 배우던 그는 20세에 남화토건을 창업했다. 6·25전쟁 이후 학교 개·보수와 정미소, 공장 등의 복구 사업에 참여하다 1970년대 중동건설 바람을 타고 사세를 키웠다. 그는 ‘차입금과 어음이 없고, 투기·탈세를 하지 않는다’는 ‘3무(無) 경영’으로도 유명했다. 현재 남화토건은 항만공사와 주한미군 시설공사에서 발군의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구순(九旬)을 바라보고 있는 최 회장은 후학들을 위한 교육·장학 사업에 열정이 대단하다. 그의 삶에서 가장 감격스러웠던 순간은 1972년 광주 서석고·중(유당학원) 설립 인가를 받던 때였다. 그는 회고록에 “조용히 살면서 힘이 다할 때까지 후학들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적었다.

최 회장의 신념은 열한 살 터울 둘째 동생 최 대표에게 고스란히 이어졌다. 기업 경영부터 공익 기부 정신까지 그대로 닮았다. 최 대표는 “형에게 한 번도 서운한 적이 없다. 윗사람(형)이 잘하고 나도 혼날 짓 하지 않으니까”라며 웃었다. 검소함과 성실성을 바탕으로 기업을 키우고 이웃과 더불어 행복을 나누는 형제의 삶과 우애가 부럽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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