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재외공관, 억울하게 수감된 재외국민 방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5일 22시 32분


재외국민이 억울하게 외국의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데도 재외공관이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등 해외 공관의 재외국민 보호에 심각한 구멍이 뚫린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5일 해외 공관의 영사 업무 운영실태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A 씨는 2013년 10월 마약을 지녔다는 혐의로 태국 현지 경찰에 체포돼 수도 방콕에 있는 교도소에 수감됐다. A 씨는 주 태국 한국대사관 관계자와 면담하면서 결백을 주장했다. 하지만 정작 대사관 측은 ‘재외공관 영사민원시스템’에 A 씨 사건 처리가 끝났다고 잘못 입력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이 때문에 A 씨가 2013년 10월부터 2015년 9월까지 약 2년간 교도소에 갇혀 있었지만 대사관 영사 책임자의 면담은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 감사원은 A 씨가 1심에서 무죄 선고로 풀려나 2심 재판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감사원이 151개 재외공관이 2012년부터 2015년 10월까지 재외국민을 면담한 실태를 조사해보니 재외국민이 체포되거나 구금됐음을 확인(2968건)했음에도 42.9%에 달하는 1275건은 영사 책임자의 면회조차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면회가 한 달 이상 늦어진 사건은 147건이었다. 또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재외국민이 피해를 당한 강력범죄 사건 685건 중 재외공관이 수사 상황을 확인한 사건은 44%인 303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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