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교에서 주먹 자랑하지 마라’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구한말 전남 보성 출신 안규홍 의병장(1879∼1911)으로부터 유래했다. 그는 보성에서 머슴으로 태어나 유생들과 함께 호남지역 의병항쟁을 이끌다 대구형무소에서 일제에 의해 교수형에 처해져 순국했다. 광양에서 붙잡힐 때까지 보성과 순천, 광양지역을 중심으로 의병활동을 하면서 주먹이 강하기로 유명했다. 일찍 부친을 여의고 홀어머니와 동생들을 보살피며 20년 동안 남의 집 머슴으로 살다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는데도 미천한 신분 때문에 그에 대한 기록이 거의 없다. ‘벌교 주먹’의 주인공인 그는 1963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받았다.
보성군은 수년 전부터 안규홍 의병장의 일생을 다룬 창작극을 무대에 올리는 선양사업을 하고 있다. 안 의병장의 위대한 뜻을 기리고 지역의 우수한 역사문화 자원의 가치를 되새기자는 취지다. 올해는 서울에서 활동하는 극단 창작집단 ‘상상두목’과 함께 창작극을 광주 무대에 가장 먼저 올린다. 15일 오후 7시 광주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무료로 공연한다.
창작극은 서울시와 자치단체 간 문화교류사업에 선정돼 8월 18일 오후 7시 서울 강남구민회관 공연장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보성문화예술회관에서도 6월 1일과 9월 7일 네 차례 공연할 예정이다.
연출을 맡은 최치언 씨는 “100여 년 전 머슴 출신의 의병이 활약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며 “오늘날 우리가 선택해야 할 올바른 가치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 정서적으로 반추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061-850-520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