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부산 동구 범일동의 한 오피스텔. 이 건물 두 개 층에는 부산 대표 향토 건설사인 ㈜동원개발의 본사가 입주해 있다. 8층에 들어서자 여느 건설사처럼 직원들이 아파트 설계 도면과 계약서 등을 들고 분주하게 움직였다.
회장실 풍경도 비슷했다. 응접용 테이블에도 서류가 수북이 쌓였다. 30여 개 계열사를 지휘하면서 매출액 1조 원을 바라보는 CEO의 집무실이 이런 모습일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밖에선 건설사를 안 좋게 보는 시선도 있다죠?” 동원개발 장복만 회장(74)이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건넸다. 그는 “막상 이 일을 자세하게 알면 생각이 달라질 겁니다. 누군가가 살 집을 짓는다는 게 얼마나 설레고 매력적인 일인지 금방 알게 될 겁니다.”
올 상반기(1∼6월) 부산지역 부동산 시장의 큰 이슈는 분양 최고 경쟁률 380 대 1을 기록한 ‘해운대비스타동원’이었다. 경기 한파로 부동산 시장까지 얼어붙는다는 말이 나오지만 부산에서 브랜드 ‘동원’의 인기는 식지 않고 있다.
올해 창립 41주년을 맞은 동원개발은 부산 울산 경남의 최대 종합건설사다. 지난해 매출액은 8500억 원, 영업이익은 2000억 원이었다. 특히 지금까지 전국에 6만 채의 주택을 공급하면서 단 한 번도 적자를 내지 않았다.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시공능력평가는 6년 연속 부산에서 1위, 전국 36위다. 부산 경남 유일의 코스닥 상장 주택건설사이기도 하다.
이 회사는 내실이 탄탄하기로 유명하다. 차입 경영을 지양해 금융부채가 단 한 푼도 없다. 아파트를 지을 때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이용하지도 않는다. 자체 자금으로 땅을 사고 아파트를 짓는다. 특히 중견 건설업체로는 최초로 3년 연속 대한주택보증과 건설공제조합의 기업신용평가에서 신용등급 AA를 획득했다. 은행업계에서 동원개발의 신용도는 최상위로 알려졌다.
올 상반기 2개 아파트의 분양에 성공한 동원개발은 조만간 부산 연제구 행정타운에 ‘시청역비스타동원’(740채)을 공급한다. 이 사업장은 지상 38층, 4개 동 규모로 아파트 740채와 오피스텔 187실로 구성된다.
동원개발 추현식 주택사업본부장은 “편리한 교통과 풍부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높은 청약 경쟁이 예상된다”며 “이 사업장을 포함해 6월까지 부산에서만 6개 단지에 5900여 채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올해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 ‘동탄신도시1·2차 동원로얄듀크’(1201채)를 분양하면서 본격적으로 수도권 진출에 나선다. 경남에선 ‘창원 무동지구 동원로얄듀크1·2차’(1012채)의 분양이 예정돼 있는 등 매출액 1조 원을 향해 전력질주 중이다.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에도 적극적이다. 장 회장은 20여 년간 900억 원가량을 기부했다. 부산은 물론이고 자신의 고향인 경남 통영시에도 통 큰 기부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통영시 광도면에서 태어난 장 회장은 현재 동원고의 전신인 통영상고를 졸업했다. 부산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철재상을 하면서 건설업에 눈을 떠 동원개발을 맨손으로 일궈냈다. 교육 사업에 헌신하기 위해 동원교육재단 동원과학기술대, 동원학당 동원중고교 등도 세웠다. 장 회장은 체육훈장 기린장과 국민훈장 모란장 등을 받았으며 지난해에는 ‘제16회 부산문화대상’에서 경영부문 대상에 선정됐다.
그는 “기업인은 경영을 건실하게 해야 하고, 남는 것은 사회에 보답해야 한다. 주는 사람이 언제나 더 행복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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