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너무’밖에는 쓸 말이 없는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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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사람들이 나누는 대화나 TV에 출연한 이들이 하는 말을 잠시만 들어봐도 ‘너무’라는 말을 정말 많이 사용한다. ‘너무 좋다’ ‘너무 예쁘다’ ‘너무 감사하다’ ‘너무 맛있다’ 등 온통 너무 일색이다. 이 말밖에는 쓸 말이 없는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다. 이 말 대신 ‘정말’ ‘매우’ ‘아주’ ‘몹시’ ‘무척’ 등도 함께 쓰면 좋을 텐데 사람들 대부분은 오직 이 말만 사용하고 있다.

어느 날 TV에서 한 수상자가 “저로선 수상 소식이 너무 뜻밖이어서 너무 놀랐지만, 너무 영광으로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이럴 때는 “수상 소식이 ‘무척’ 뜻밖이어서 ‘몹시’ 놀랐지만, ‘정말(또는 매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로 다양한 낱말을 사용했더라면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는 원래 ‘정도의 지나침’을 나타내는 부사로, 부정적일 때 사용하는 낱말이었다. 그러나 국립국어원은 이미 많은 사람이 이 부사를 긍정과 부정의 의미로 폭넓게 받아들여 사용하고 있다는 현실을 고려해 지난해부터 부정은 물론이고 긍정적인 서술어와도 쓸 수 있게 했다. 그렇지만 우리는 별생각 없이 이 부사만 쓰기보다는 다양한 어휘를 구사하는 언어생활을 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배연일 전 포항대 교수·시인
#너무#정도의 지나침#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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