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대한불교 원각회 구암사(주지 북천 스님·가운데) 신도들의 국수공양이 9일자로 100만 그릇을 넘어 주변에 감동을 주고 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대전에 있는 대한불교 원각회 구암사(주지 북천 스님) 신도들의 무료 ‘국수 공양’이 9일자로 100만 그릇을 넘었다.
구암사 신도 200여 명으로 구성된 봉사단체 나눔회는 1990년부터 인근 32사단 장병들에게 주말마다 국수 공양을 해오다 2010년부터는 국립대전현충원에서도 참배객을 대상으로 국수를 대접하고 있다. 장병들에게는 하루 평균 300∼400명, 현충원에서는 주말과 휴일에는 평균 1000여 명, 현충일 또는 큰 행사 때에는 5000∼2만여 명에게 국수를 제공했다.
구암사의 현충원 국수 공양은 주지인 북천 스님이 6년 전 군복무 중 사망한 자식을 묻고 굳은 표정으로 식사도 거른 채 발길을 돌리는 유족들을 보며 결심했다. 북천 스님은 “현충원을 찾는 모든 사람은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이며, 주변에 식당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후 신도들은 조를 나눠 연중 무휴로 봉사활동을 했다. 9일에는 30위의 안장과 이장이 이뤄져 모두 1000그릇이 제공됐다.
국수 맛도 일품이다. 다시마와 표고버섯을 3시간 이상 끓여 육수를 낸 뒤 호박과 김치를 살짝 볶아 맛을 낸다. 강한 양념 대신 건강한 자연의 맛으로 누구나 좋아한다. 모든 경비는 신도회(회장 이두식 ㈜이텍 회장)가 맡는다.
김근분 나눔회 봉사단장(56·여)은 “국수가 붇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쓴다. 육수를 낸 표고와 다시마는 다시 얇게 썰어 고명으로 올린다”고 말했다. 김욱 씨(51·경북 영주)는 “지난해 아버님을 모신 뒤 우연히 현충관 옆에서 먹어본 국수 맛을 잊지 못해 다시 찾았다”고 말했다.
북천 스님은 “100만 그릇이 아니라 1000만 그릇 이상이 될 때까지 계속 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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