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의심증상을 보인 아랍에미리트(UAE) 국적 20대 여성이 13일 새벽 진료 도중 병원을 탈출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이 여성은 약 4시간 만에 인근 호텔에서 발견돼 유전자검사 결과 최종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메르스 사태로 홍역을 치른 보건 당국과 국민은 하루 종일 불안감에 떨어야 했다.
8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UAE 여성 A씨(22)는 이날 오전 1시 30분경 고열, 기침, 인후통 증상을 보여 자매 2명과 함께 숙소 근처인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메르스 이후 응급실 시스템을 정비했던 병원 측은 치료 공간과 분리된 예비진료실(예진실)에서 A 씨를 진찰했다. 의료진은 A 씨 체온이 38.7도에 이르렀고 메르스 발생국에서 온 점을 고려해 격리 치료를 권고했고, 곧바로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에 의심환자가 발생했다고 신고했다.
하지만 A 씨는 격리 조치를 극도로 꺼리면서 타고 온 차량에 올라탔다. 이후 병원을 빠져나가 보건당국은 경찰과 함께 4시간 동안 이 여성을 찾았다. 결국 인근 호텔에서 숙면을 취하던 이 여성을 찾아냈고, UAE대사관 관계자의 설득으로 국립중앙의료원 격리병상으로 옮길 수 있었다. 질병관리본부는 A 씨의 혈액과 객담 등 검체를 확보해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에 보내 메르스 진단 유전자 검사(PCR)를 실시했다. 다행이 오후 5시경 음성 판정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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