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정희진]폐렴 예방에 적극 나서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4일 03시 00분


정희진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정희진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15년 건강보험 진료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이 지난 한 해 동안 입원한 가장 큰 원인 질환은 폐렴(상세불명 병원체의 폐렴)으로 나타났다. 약 28만3000명이 폐렴으로 진료를 받았으며, 폐렴으로 인한 요양급여는 약 4735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18.7% 증가했다. 폐렴은 전 연령대에서 발병하지만 특히 당뇨, 만성폐질환, 고혈압 등의 질환이 있는 만성질환자는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위중한 질환이니 더욱 주의해야 한다. 만성질환자는 기본적으로 감기, 인플루엔자 등 호흡기 감염 질환에 걸린 경우 폐렴 합병증으로 번질 위험도 크다. 폐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초 면역력 증진을 위한 평상시 건강관리와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좀 더 적극적인 예방법으로서 폐렴구균백신 접종을 고려할 수 있다.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는 65세 이상 성인에게서 폐렴구균 감염으로 발생하는 패혈증, 뇌수막염 등 침습성 감염 질환을 예방할 목적으로 2013년부터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폐렴구균 백신 무료 접종 사업을 펼치고 있다.

미국 예방접종자문위원회에서는 폐렴을 포함한 폐렴구균 질환의 고위험군인 면역 저하자라든가, 65세 이상 고령자의 효과적인 예방을 위해 13가 단백접합백신을 우선 접종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13가 단백접합백신은 최근 대규모 임상을 통해 폐렴 예방 효능도 입증된 바 있다. 대한감염학회에서도 면역 저하자를 포함해 만성질환이 있는 65세 이상의 고령자는 23가 백신 접종에 앞서 우선 13가 단백결합백신을 접종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다만 13가 단백접합백신은 국내에서는 성인 대상 국가예방접종사업에 포함되지 않아 개인 부담으로 접종해야 한다. 13가 단백결합백신을 기존의 23가 다당질백신이나 인플루엔자 백신과 같이 65세 이상 전체 노인 인구를 대상으로 한 일괄적인 지원을 고려하기 위해서는 비용 효과 분석을 비롯한 다양한 사항을 심도 깊게 검토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폐렴구균 감염증의 위험과 중증도가 훨씬 높은 면역억제제 사용자, 만성신질환자와 같은 일부 만성질환자와 면역 저하자에 대해서는 높은 폐렴 사망률과 이로 인한 사회 경제적 부담을 고려해 볼 때, 국가 차원의 조속한 대책과 지원이 필요하다. 이후 단계적으로 내과적 만성질환자 특히 65세 이상 만성질환자에게도 지원을 검토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점점 증가하는 폐렴과 이로 인한 부담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지원책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정희진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건강보험심사평가원#건강보험 진료비#폐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