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제세 “경고그림, 자영업자에 치명적… 하단으로 위치 바꿔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9일 03시 00분


우제세 한국담배판매인회 중앙회장

“불황 탓에 요즘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을 운영하는 영세업자들은 정말 힘듭니다. 이런 상황에서 혐오스러운 경고 그림이 들어간 담배가 등장하면 영세업자들 다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달 31일 공개된 담뱃갑 경고 그림 시안과 관련해 우제세 한국담배판매인회 중앙회장(60·사진)은 18일 깊은 우려의 뜻을 밝혔다.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한 금연 정책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정부가 추진 중인 담뱃갑 경고 그림은 영세 자영업자에게 회복하기 힘든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영세 담배 소매상들의 평균 매출에서 담배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40%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계산대 위에 혐오스러운 경고 그림이 들어간 담배가 진열되면 담배도 담배지만 다른 것을 사려는 손님들의 발길마저 줄어들 것을 더 우려하고 있다. 우 회장은 “편의점은 특히 바쁜 직장인과 혼자 사는 사람들이 도시락 등으로 식사를 해결하는 식당이자 차 한잔 나누며 담소하는 카페 역할을 한다”며 “혐오스러운 그림이 뻔히 보이는 곳에서 마음 편하게 밥 먹고 차 마실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경고 그림 시안을 발표하기까지 담배 판매인들과 아무런 협의가 없었다는 점도 지적했다. 우 회장은 “경고 그림 시안에 대해 혐오스러움을 느낀 사람도 많은데 갑자기 발표됐다”며 “경고 그림을 최종 선정하기 전에 담배 판매인들과도 충분히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중앙회는 5일 성명서를 내고 △경고 그림을 담뱃갑 하단에 배치할 것 △경고 그림 시안을 ‘사실적 근거를 바탕으로 지나치게 혐오스럽지 않은 수준’으로 재선정해 줄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우 회장은 “지난해 정부가 담배로 거둬들인 세수(稅收)는 10조 원을 훌쩍 넘는다”며 “국가 재정에 이렇게 기여하는데도 흡연자를 죄인 취급하는 정부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경고그림#담배#자영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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