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선택한 MBA]부동산, 의료관광, 헬스케어…세분화된 전문역량 키워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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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경영전문대학원, 미래 유망산업 대비 세부전공 강화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예전처럼 한 직장에서 정년퇴직을 하고, 은퇴 후 여가를 이어가는 삶의 방식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사회 진입을 앞뒀거나, 현재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이들 모두 미래에 대비한 전문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막연한 불안감을 갖고 있다.

인생 이모작을 넘어 평생 서너 개의 직업을 가져야 하는 시대를 맞아 국내 경영전문대학원(MBA)들은 미래성장동력에 걸맞은 전문 인력을 키우기 위해 국제적이고 세분화된 교육 과정을 개발하고 있다.

세분화된 전문 인력 양성

예전에는 주로 경영학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교육과정을 적용하던 국내 MBA들이 최근에는 점차 전공 분야를 세분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전문 분야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고학력자들의 업무도 미시적인 영역의 깊이 있는 지식을 요구하는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MBA들은 기존 학부의 강점을 바탕으로 부동산, 식음료, 헬스케어 등 미래 유망 산업을 다루는 세부 전공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건국대 MBA가 2학기부터 신설하는 부동산 전문 과정이다. 부동산 경영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KS(Konkuk Specialized)-MBA는 부동산 경영에 집중해 소수 정예 인원을 양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과정에 입학한 학생들은 재무, 회계, 인사 같은 경영 분야의 일반 과목과 더불어 건설경영론, 부동산금융론, 부동산마케팅론, 부동산시장분석론, 부동산조사방법론, 부동산투자론 등 부동산 경영과 관련된 여러 과목을 깊이 있게 배우게 된다.

숙명여대가 올해 국내 최초로 도입한 헬스케어 MBA도 전공 세분화의 사례다. 우리나라의 헬스케어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반면 전문성을 갖춘 경영 인력은 부족하다는 인식에서 생겨난 전공이다. 고령화의 영향으로 의료 산업과 바이오 산업의 중요성이 커지는 것을 반영해 숙명여대 MBA는 헬스케어 산업과 연관된 기술이전법, 특허법, 협상론, 글로벌 M&A 전략 등의 수업을 마련했다. 이 과정은 화장품, 제약, 바이오, 메디컬 산업 분야의 글로벌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 의료관광 MBA, 금융&부동산 MBA, 이노비즈니스 MBA를 신설한 숭실대는 올해 복지경영 MBA도 만들었다. 신성장동력과 밀접한 전공들을 발 빠르게 신설함으로써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을 이끌어갈 핵심 경영 인력을 배출하기 위한 전략이다. 의료관광 MBA를 마치면 국제의료관광코디네이터 응시자격이 주어지고, 금융&부동산서비스 MBA를 마치면 AFPK(개인재무설계사) 응시자격이 주어지고, AFPK를 취득하면 CFP(국제공인재무설계사) 응시자격이 주어진다.

글로벌 인재 양성의 장


MBA 진학을 고려하는 예비 학생 중에는 지금까지 쌓은 학업 또는 업무 경력을 펼칠 장을 국제무대로 넓히고자 하는 이들이 많다. 이를 반영해 국내 MBA 들은 해외 유수 MBA 및 기업과 협약을 맺고 글로벌 역량을 키워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려대 MBA의 경우 해외 유수 대학과 복수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통로가 넓다. 특히 중국 푸단대 및 싱가포르국립대와 공동으로 운영하는 S3 Asia MBA의 전문성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340명이 넘는 석학들의 영어 강의를 통해 아시아 경제와 경영에 대한 집중 교육을 받을 수 있고, 고려대는 물론 푸단대 및 싱가포르 국립대 중 한 곳의 MBA 학위도 동시에 받는 것이 강점이다.

성균관대는 아예 중국대학원을 별도로 만들어 중국 시장에 특화한 전문 인력을 키우고 있다. 2005년 중국 경영, 경제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문을 연 중국대학원은 10여 년간 쌓은 노하우로 날로 달라지는 한중 관계를 반영해 중국 현재의 협력대학을 확대하고, 중국 시장에 밝은 교수진을 꾸준히 영입해 중국 비즈니스리더 프로그램(China-BLP)을 올 2학기부터 도입한다. 이 과정은 모두 중국어와 영어로 진행되며, 신입생들은 최소한 6개월 이상 중국 명문 비즈니스스쿨에서 공부하게 된다. 기존에 협력해온 베이징대, 푸단대와 더불어 상하이자오퉁대 등과도 교류를 늘려 학생들은 본인의 진로 희망에 따라 원하는 대학에서 중국금융, 중국마케팅, 중국전략&창업 등 세분화된 커리큘럼을 익힐 수 있다.

폭넓은 장학 혜택

직장인들이 MBA 진학을 고민할 때 가장 신경 쓰는 점은 두 가지다. 먼저 기존 직장을 그만둘 경우에 발생하는 기회비용, 그리고 2∼3년간 MBA를 다니는 데 필요한 학비 부담이 그것이다. 국내 MBA들은 수요자들의 이런 고민을 반영해 직장과 MBA를 병행할 수 있는 유연한 학제를 늘리고, 장학 혜택도 꾸준히 확충하고 있다.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중앙대 CAU-Leader MBA의 경우 이론 강의에 치우지지 않고 국내외 기업의 최고경영자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현업 전문가들이 참여해 구체적인 경영사례를 분석함으로써 직장인들에게 즉각적으로 도움이 되는 교육과정을 선보이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 전략 마케팅 등 현재 산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을 키워주는 수업들을 집중적으로 개설한 것이 장점이다. 장학금 지원 규모도 크다.

국내 MBA 들은 신입생의 경우 입학 성적에 따라, 재학생들에게는 이전 학기 성적에 따라 다양한 장학 혜택도 주고 있다. 해외 MBA에 진학한다고 무조건 직장을 그만두거나 휴직해야 하고, 상대적으로 장학 혜택도 적은 것과 비교하면 국내 MBA의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내가 선택한 mba#경영전문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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