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역사 아카데미’ 안양대서 개강
단군 유적지 유래 등 자세히 설명… 5월 23일까지 6차례 시대별 고찰
“곰과 호랑이가 등장하는 삼국유사의 단군 탄생 설화는 전혀 다른 내용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신령스러운 나무의 아들 등 단군 관련 5개 설화를 다른 고문서에서도 발견했습니다.”
18일 인천 강화군 불은면 안양대 강화캠퍼스 멀티미디어실을 채운 110여 명의 수강생은 역사연구가 김성환 씨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단군과 참성단’을 주제로 한민족 뿌리를 찾는 강연에 나선 김 씨는 여러 단군 설화를 소개한 뒤 ‘하늘이 내린 요새’ ‘보루에서 별에 대해 제사하던 제단’ 등으로 불리는 참성단의 연혁과 축성 시기, 제사 유래 등을 상세히 설명했다. 2시간 이상 강의가 이어진 뒤 수강생들은 “강화도에 왜 유일하게 단군 유적지가 남아 있는가”, “단군 설화를 세계사적 입장에서 어떻게 보아야 하나”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이날 강의는 인천시 강화고려역사재단과 안양대 강화역사문화연구소가 주최한 ‘강화역사 아카데미’의 첫 순서였다. 단군과 관련한 유적지는 북한 3곳과 남한의 강화도 등 4곳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강화도의 경우 마니산 정상에 참성단이 있고 전등산 주변에 단군의 세 아들이 축성했다는 삼랑성이 잘 보존돼 있다. 김형우 강화역사문화연구소장은 “고려사와 고려사지리지 등에 참성단과 삼랑성에 대한 기록이 잘 남아 있다. 삼랑성은 초기에 토성으로 축성됐다 삼국시대 석성으로 보강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강화도에는 고대에서부터 근대까지 한민족 5000년 역사의 숨결을 간직한 유적지와 인물 발자취가 즐비하다. 고인돌, 단군 시대 흔적인 참성단과 삼랑성, 고려 왕궁과 왕릉, 조선시대 국방 유적지가 섬 곳곳에 산재해 있어 세계문화유산 추가 등재가 추진되고 있다.
강화역사 아카데미는 인물을 통해 역사를 되짚어보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다음 달 23일까지 매주 월요일 6차례에 걸쳐 시대별 역사를 살펴본다. 25일엔 이도학 한국전통문화대 교수가 ‘연개소문과 강화’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고구려 명장으로 유명한 연개소문 장군은 강화군 하점면 고려산 기슭에서 태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젊은 시절 고려산 치마대에서 무예를 갈고 닦았고 행정과 군사권을 장악한 고구려 최고의 관직인 대막리지에 올라 당의 침략에 맞선 인물이다. 두 번째 강연에서 강화도와 얽힌 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시와 거문고에 능통했던 고려 후기의 문신인 백운 이규보 선생의 강화도 삶을 알아보는 강연(김인호 광운대 교수)은 세 번째로 이어진다. 길상면 길직리 야산에 백운의 묘와 문학비가 있다.
역사 아카데미는 강화도 진강산 기슭에서 생을 마감한 조선 후기의 대유학자 하곡 정제두 선생의 사상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보는 순서도 마련했다. 하곡 선생은 양명학을 독특한 사상 체계로 정립해 강화(江華)학파의 뿌리를 내린 것으로 유명하다. 또 강화도 출신의 혁신 정치인 조봉암 선생과 한글 점자를 창안한 송암 박두성 선생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는 5, 6회 강좌로 아카데미 대미를 장식한다.
강화역사문화연구소는 “역사아카데미는 주요 인물을 통해 강화도의 중요한 역사 자산을 자연스럽게 알리려는 취지로 기획됐다”고 설명했다. 강좌는 무료이며, 정원 외 청강도 가능하다. 032-930-6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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