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본격적으로 따뜻해지는 4월 이후에는 수족구병을 비롯해 헤르페스 목구멍염, 유행성 결막염, 무균성 수막염 등 다양한 증상의 장바이러스 감염증이 증가한다. 가장 유명한 장바이러스 감염증인 수족구병은 손과 발에 수포가 생기고 입안에 수포나 궤양이 생기는 질환이다. 감염된 사람의 코와 목의 분비물, 침, 수포액과의 직접 접촉에 의해 전염되며 대변을 통해 바이러스 배출이 일정 기간 지속된다. 접촉 후 손 씻기를 철저히 하지 않으면 감염될 수 있다. 보통 4∼6일간의 잠복기를 거친 후 발열과 발진이 나타나며 심하면 음식을 잘 먹지 못해 탈수를 염려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발진은 손과 발을 중심으로 사지에 주로 나타나는데 심한 경우 몸통에까지 생긴다. 수포를 동반하는 특징 때문에 수두나 단순 포진 바이러스 감염증과도 유사하므로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의료기관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수족구병과 비슷하지만 몸에 나타나는 발진이 없는 경우를 헤르페스 목구멍염이라고 한다. 구내염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지만 구내염 자체는 원인이 다양하므로 정확한 진찰 및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수족구병이나 헤르페스 목구멍염이 주로 어린 소아에게서 보이는 증상이라면 큰 소아에게서는 수막염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장바이러스는 무균성 수막염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아이가 발열, 두통, 구역질 및 구토 등의 증상을 보이면 의심해야 한다. 대개는 증상을 조절하는 보존적 치료로 좋아질 수 있지만 드물게 심한 신경학적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특히 장바이러스 중 엔테로바이러스71에 의한 감염증은 심한 수막뇌염, 심폐 정지 등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유행 시에는 보건 당국과 학계에서도 예의 주시한다.
안타깝게도 장바이러스 감염증은 항바이러스제 등 특별한 치료약이 없고 아직까지 사용 가능한 백신이 없기 때문에 감염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고, 특히 아이의 기저귀를 교체할 경우 이를 다루는 어른은 교체 전후 철저히 손을 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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