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제조사 前대표 소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9일 03시 00분


檢, 독성 원료 공급사 대표도 불러… 朴대통령 “철저히 조사” 지시

서울중앙지검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가습기 살균제 ‘세퓨’의 제조·판매사인 버터플라이이펙트 전 대표 오모 씨와 원료 물질인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을 회사에 공급한 H사 김모 대표를 28일 소환 조사했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 중 판매된 세퓨는 피해자 27명 중 14명이 숨져 업체 규모와 판매 기간에 비해 많은 피해를 냈다. 세퓨의 원료인 PGH는 옥시레킷벤키저의 가습기 살균제 등이 사용한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보다 독성이 더 강한 물질로 알려져 있다. 임종한 인하대 의과대 사회의학교실 교수는 “PGH는 살균 효과가 뚜렷한 물질로 미생물 증식을 억제하는 용도로 쓰인다. PHMG보다 인체 세포에도 손상을 가하는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오 전 대표는 2005년 버터플라이이펙트 법인을 차렸다. 세퓨 출시 전 덴마크를 방문해 PGH를 확인하고 가습기 살균제 출시를 고안해 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버터플라이이펙트 직원이 10여 명에 불과하고 연구개발팀도 별도로 없어 오 전 대표가 PGH 등을 배합해 직접 살균제를 제조해 판 것으로 보고 해당 물질을 넣게 된 경위 등을 집중 조사했다. 버터플라이이펙트는 2011년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이 불거진 후 같은 해 폐업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과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이날 옥시의 본사가 있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현우 전 옥시 대표를 추가로 소환해 조사하고 제품에 관여한 전현직 외국인 대표 및 임원들도 불러 조사해 사건을 은폐하고 조작한 과정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과 관련해 철저한 조사와 함께 피해자 추가 접수 등 필요한 조치를 하라고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2011년 발생한 가습기 살균제 사고로 많은 분들이 피해를 당했고 특히 영유아들이 목숨을 잃어서 정말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어떤 어머니는 그게 아기에게 좋은 줄 알고 열심히 가습기를 틀어줬다고 한다. 얼마나 가슴이 아프겠는가”라며 “생활화학제품 안전관리에 미흡한 부분은 없는지, 사각지대는 없는지 다시 한번 점검해서 미진한 부분은 조속히 보완하고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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