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100세]눈꺼풀이 안 감기면 안면마비 의심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일 03시 00분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이광우 교수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이광우 교수
갑자기 한쪽 안면근육이 마비되고 눈이 감기지 않는 증상의 환자들이 드물지 않다. 중추신경계 이상 증상이 없으면서 편측 안면마비가 갑자기 발생하면 일단 안면신경마비로 진단한다. ‘벨마비(Bell palsy)’로도 불리는 특발성 안면신경마비의 원인은 아직 분명치 않다. 창문을 연 채 장시간 운전하거나 겨울철에 찬바람에 노출된 뒤 이런 증상이 나타났다는 환자가 많다. 그러나 한기(寒氣)가 직접적 원인이기보다 2차로 바이러스 감염이나 안면신경 혈액순환 장애가 초래됐을 가능성이 크다.

벨마비 환자의 발생 빈도는 인구 10만 명당 22∼25명 정도다. 소아에서도 나타나지만 30대 중반 중장년층에서 흔히 발병한다. 보통 환자들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한쪽 얼굴이 뻑뻑한 느낌이 든다. 식사나 양치질 때 내용물이 한쪽 입가로 흘러내리는 증상도 감지한다. 예민한 환자들은 거울을 보고 얼굴을 찡그릴 때 한쪽 근육이 움직이지 않고 눈이 완전히 감겨지지 않거나 위를 볼 때 이마에 주름이 잡히지 않는 현상 등도 느낀다. 한쪽 귀 뒷부분에 통증을 느끼거나 소리가 평상시보다 크게 들리기도 한다.

벨마비와 뇌경색은 증상이 비슷해 감별이 쉽지 않다. 뇌경색은 이마 근육이 거의 정상인 반면 벨마비는 이마 근육이 마비된다는 정도가 큰 차이다. 그러나 뇌중풍(뇌졸중)의 초기에는 이마 근육의 운동기능이 정상인지, 문제가 있는지 감별하기가 쉽지 않다. 이 경우 근전도 검사를 실시해 안면신경마비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여기서도 구분이 명확하지 않으면 자기공명영상(MRI) 뇌검사를 실시한다.

치료는 빨리 시작할수록 좋다. 손상받은 안면신경 부위에 부종과 염증반응이 뚜렷하다는 점에서 임상에서는 스테로이드 약물을 1주일 내지 2주일 단기간 투여한다. 안면마비 증상이 매우 심하거나 귀 부위에 통증을 느끼는 등 바이러스 침범이 의심될 경우에는 항바이러스 약물을 1주일간 투여한다. 예후는 비교적 양호해 50% 정도에서는 거의 후유증 없이 완치된다. 일반적으로 초기 증상이 심하거나 환자가 고령일수록 예후가 불량해 후유증이 남는다.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이광우 교수
#건강#100세#눈꺼풀#중추신경#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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