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산행을 즐기는 한 남성이 최근 병원을 찾았다. 엄지발톱이 점차 거무스름하게 변하더니 최근 색이 진해져 주위 피부까지 번지자 병원에 온 것이다. 그는 피부조직검사를 통해 뜻밖에 악성 흑색종 진단을 받았다.
동양인은 백인에 비해 피부암 발생 빈도가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피부암 환자는 무려 44% 증가했다. 특히 악성 흑색종 환자는 같은 기간 33.4% 늘었다. 악성 흑색종은 갈색의 멜라닌 색소를 만드는 멜라닌세포가 악성화해 발생하는 암이다. 피부암 중에서 특히 증식이 빠르고 림프관을 따라 다른 장기로 쉽게 전이돼 예후가 매우 나쁘다. 한국인의 경우 손, 발바닥이나 손톱, 발톱과 같은 말단부에 발생하는 흑색종이 가장 흔한 것으로 알려졌다.
악성 흑색종의 20∼50%는 기존 멜라닌세포로 이뤄진 선천성 점이나 비정형 색소성 모반에서 발생한다.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악성으로 변하는 초기에 육안으로 자세히 관찰하면 조기 발견이나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ABCD라는 초기 악성 변화의 특징이 있는데 갈색 반점의 모양이 비대칭적이거나(A), 경계가 불규칙하거나(B), 색조가 일정하지 않고 얼룩덜룩하거나(C), 반점의 크기가 0.6cm 이상(D)인 경우다.
또 반점의 크기나 모양, 색조가 갑자기 변하거나 딱지 궤양 출혈이 생기거나 반점 주위로 새로운 반점들이 보일 때 악성 변화를 의심해야 한다. 손, 발톱에 갑자기 생긴 갈색의 줄무늬가 있다고 모두 악성 흑색종을 의심할 필요는 없지만 점차 불규칙하게 진해지거나 넓어지면서 피부까지 번지면 반드시 진찰을 받아야 한다.
초기에 악성 병변의 두께가 1mm 이하인 경우에는 제거하면 높은 생존율을 보이나, 림프절이나 타 장기로 전이가 된 경우에는 항암치료의 효과가 낮으므로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예방법으로 자외선 차단제 사용을 생활화하고, 점의 모양이나 색조 크기 두께 등의 변화가 생기는지 정기적으로 관찰할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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